'충무로 유망주' 최성은 "'시동'으로 삶에 희망 얻으셨길…박정민 인간적으로 배울 점 많은 선배"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신예 최성은이 데뷔작부터 단박에 '충무로 유망주'로 떠오르며 힘찬 '시동'을 걸었다.

최성은은 영화 '시동'에서 경주 역할을 맡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빨간 머리에 스포티한 스타일, 선글라스 뒤에 숨겨진 강렬한 눈빛 등 다크포스를 내뿜는 경주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시동'은 누적 관객수 328만 명을 돌파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가운데, 최성은이라는 뉴페이스 발굴 수확까지 거둔 것. 최성은은 박정민, 마동석, 정해인, 염정아 등 쟁쟁한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남다른 개성과 존재감을 드러내며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높였다.

'시동'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뒤 마이데일리 사옥에서 만난 최성은은 "많은 관심에 감사드린다"라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최성은은 들뜨기보다 오히려 차분히 숨을 골랐다. 그는 "마냥 좋은 감정보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텐데,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신중함을 보였다.

1996년생인 최성은은 계원예고를 졸업하고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 3학년까지 마치고 휴학 중이다. 첫 작품인 '시동'은 어떻게 출연하게 됐을까.

최성은은 "오디션을 보기 위해 시나리오를 봤는데 정말 재밌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박정민 선배님의 출연작을 다 봤을 정도로 팬이었다. 소경주 역할을 제외하고 이미 캐스팅이 완료되어 있었던 상황이었고, 박정민 선배님뿐만 아니라 다들 작업하고 싶은 선배님들이었으니까 꼭 됐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 마음으로 봤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절차는 보통의 오디션과 비슷했는데 최성열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몸 잘 쓰세요? 한번 뛰어보실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다 갑자기 제작사 외유내강 옥상에서 뛰어다니게 된 거다(웃음). 복싱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인물이기에 2주 정도 복싱 연습장을 다닌 뒤 다시 오디션을 봤다"라고 덧붙였다.

최성은은 "사실 당시엔 캐스팅이 최종적으로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못 했다. 감독님께서 제가 원래 본인이 생각하던 소경주의 이미지는 아니라고 하시더라. 제 느낌도 그랬다. 웹툰을 읽었을 때 이미지가 좀 다른 게 있다고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이 계속 보자고 말씀을 하시더라. 감독님 얘기로는 눈빛이 좋았다고 들었다"라고 비하인드스토리를 밝혔다.

3개월에 걸쳐 액션 스쿨과 체육관을 오가며 복싱 트레이닝에 매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소경주와 높은 싱크로율을 나타낼 수 있었다.

최성은은 "촬영 중간에도 쉬는 날이 있으면 서울로 올라가 복싱 연습을 하고 촬영지인 지방으로 내려왔다. 혼자 연습하게 되면 잘 하고 있는 건지 판단할 수 없으니까 서울과 지방을 오간 거다. 연습을 안 하면 불안감이 들었다"라고 열정을 과시했다.

실제로 소경주와 비슷한 면이 있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최성은은 "서사적인 측면에서 공감이 된 것보다는 성격적인 측면들이 공감이 됐다. 사람에게 쉽게 자신의 곁을 주지 않는다든지, 생각보다 강하지 않은 사람인데 세 보이려 자신을 채찍질한다든가, 그런 모습이 공감됐고 닮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네게 어울리는 일을 해"라는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곱씹어 보게 만드는 '시동'. 최성은은 과연 어울리는 일을 찾았을까.

그는 "'배우가 천직이야', 이렇게 생각하고 있진 않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뮤지컬 동아리에 들면서 연기와 맞닿아 있는 삶을 살았다. 연기가 아니라면, 뭘 하면서 살았을까 생각을 때 떠오르는 다른 건 없다"라고 밝혔다.

'시동'에서 마동석, 박정민 등 충무로 대표 배우와 호흡을 맞춘 소감도 이야기했다. 최성은은 "마동석 선배님 같은 경우 에너지가 좋으셨다. 불편할 법도 한데 항상 먼저 제 역할 이름 불러주시고 쉬는 시간마다 복싱 폼을 봐주셨다. 즐거워하면서 해주시니까, 덕분에 저도 긴장이 많이 풀렸다. 또 아이디어를 많이 내시는데 다 굉장히 재밌고 센스가 대단했다"라고 감탄을 보냈다.

박정민에 대해선 "연기를 잘하신다는 건 이미 잘 알고 있었고,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놀란 부분이 많다. 배려심이 많고 상대방 얘기를 잘 들어주신다. 굳이 먼저 말을 안 해도 '힘들지?' 하면서 다가와주셨다. 사실 누군가를 챙겨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굉장히 고마웠다. 정말 인간적인 측면에서 배울점이 많은 선배님이시다"라고 높이 샀다.

끝으로 최성은은 "연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연기를 한다는 자체로 해소되는 지점들이 있다. 그 순간만큼은 역할과 상황에 집중하는 거니까. 몰입, 집중에서 오는 매력이 크다. 하지만 1차원적인 행복감을 느끼는 것에 나아가 심도 있는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이유를 찾아나가야 오랫동안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요즘 고민이다. 나는 연기를 왜 하지? 생각했을 때 단순히 재밌어서가 아니라, 뭔가를 찾아나가야지 충족감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본다. 온전한 나로서 존재하면서 연기를 건강하게 하는 배우가 되려 노력할 것이다.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 연기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는 "열심히 애쓰면서 달려 나가는 중"이라며 "많은 분이 '시동'을 통해서 재미도 얻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에 희망을 얻으셨길 바라고 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NEW]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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