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백업 강화" 포수왕국 두산이 정상호를 영입한 이유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양의지가 떠나도 박세혁이 공백을 메울 정도로 포수 선수층이 두터운 두산이 왜 또 한 명의 포수를 영입한 것일까.

두산이 23일 연봉 7천만원에 베테랑 포수 정상호(38)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1년 SK 1차 지명 출신인 정상호는 2016시즌에 앞서 LG와 4년 총액 32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22경기 타율 .083를 비롯해 4시즌 동안 248경기 출장에 그치며 지난해 11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두산은 정상호의 방출 소식과 함께 곧바로 영입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한국 나이 서른아홉에 최근 4년간 이른바 ‘먹튀’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지만 두산은 정상호가 팀 전력에 보탬이 된다고 판단했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두산 관계자는 “지난 시즌 박세혁, 장승현, 이흥련으로도 큰 무리가 없었지만 박세혁 백업 포수로 좀 더 경험이 풍부한 포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내부 검토를 통해 영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두산은 양의지의 이탈에도 박세혁이란 새로운 주전 포수를 얻으며 지난 시즌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삼성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이흥련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에 뽑혔던 장승현까지 백업도 무난한 편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정상호의 풍부한 경험에 매력을 느꼈다. 정상호는 프로 19년 동안 1군 1109경기 출전한 베테랑 포수. 가을에도 한국시리즈 18경기를 포함 46경기에 출전한 이력이 있다. 이흥련, 장승현보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위의 관계자는 “지난해 박세혁이 거의 모든 경기를 나갔다. 올해도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체력 안배가 필요할 경우 정상호가 이흥련, 장승현보다 좀 더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경험에 주목했다고 보면 된다. 작년 배영수, 권혁 영입과 비슷한 케이스다”라고 설명했다.

정상호는 당장 오는 호주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두산 투수들과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춘다. 정상호는 “우승팀 일원이 돼 기쁘고, 구단에 감사드린다.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시즌 준비를 하겠다”며 “전지훈련이 며칠 남지 않았다. 빠르게 적응해 올해도 팀이 우승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정상호. 사진 = 두산베어스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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