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김성민이 돌아본 일본 생활 "사는 방법을 알았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사는 방법을 알았다."

키움 좌완투수 김성민(26)에겐 특이한 이력이 있다. 대학을 일본에서 나왔다. 후쿠오카 경제대학교에서 경영 스포츠 건강학을 전공했다. 야구선수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많은 경험을 쌓은 4년이었다.

김성민이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건 2012년 대구상원고 시절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 파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국내에선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김성민은 야구와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 수소문 끝에 일본행을 선택했다.

김성민을 14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개인훈련 도중 만났다. "1년만 야구를 하려고 넘어갔는데, 학점을 따라고 했다. 결국 4년을 다니면서 졸업까지 했다"라고 돌아봤다. 일본에서 4년간 지내면서,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모두 느꼈다.

"1학년 때 수업을 들어갔는데, 전부 F학점을 받았다. 일본 말을 아예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학점을 따지 못하면 야구도 할 수 없었다. 김성민은 생존을 위해 수업, 야구와 별개로 일본어 어학수업을 따로 들었다. "2학년 때부터 말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소통이 되기 시작하면서, 학점도 정상적으로 땄고, 야구도 탄력을 받았다. 김성민은 "1~2학년까지 스피드가 좀 나왔다. 그때는 마무리투수로 뛰었다. 2학년 때 팔꿈치 통증으로 잠시 쉬고 선발투수 준비도 했다. 3학년 때는 잠깐 선발로도 뛰었다"라고 소개했다.

김성민은 후쿠오카 경제대를 졸업한 이후에도 풀리지 않을 것에 대비, 사회인리그에 들어갈 준비까지 했다. 일과 야구를 병행하는 일본 사회인야구는 수준이 상당하다. 김성민에겐 다행스럽게도 징계가 풀리면서 KBO 입단의 길이 열렸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서 SK에 지명됐고, 2017년 도중 키움으로 트레이드 됐다.

일본야구를 경험하면서 느낀 게 많다. 김성민은 "일본에서 프로에 들어간 선수들은 왜 야구를 잘하는지 어느 정도 알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만큼 경쟁도 심하고 수준도 높다. 그러면서 "체계적이다. 야구를 잘 하는 선수가 어떤 루트로 잘하는지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사회인으로서 인생을 깨달았다. 김성민은 "졸업장을 따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됐다. 운동하는 방법, 몸 관리를 하는 방법부터 혼자 살다 보니 밥도 할 줄 알게 됐다. 덕분에 지금도 혼자 사는데 어느 정도 잘 해먹고 다닌다. 일본에서의 경험이 국내에서 프로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지만, 일본에서 4년을 지내며 인생을 배웠다. 일본어 실력도 갈고 닦았다. 김성민은 "회화는 자유자재로 되는 수준"이라고 했다. 요즘 프로선수들은 은퇴 이후의 삶도 길다. 김성민은 미리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김성민. 사진 = 고척돔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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