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렬해진 뮤지컬 '웃는 남자', 규현X이석훈 업고 재도약한다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지난해 초연에서 24만 관객을 동원하고 국내 뮤지컬 시상식 작품상을 휩쓴 뮤지컬 '웃는 남자'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 '웃는 남자'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는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 그룹 엑소 멤버 수호, 뮤지컬배우 민영기, 김소향, 강혜인, 이수빈이 참석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재탄생시킨 '웃는 남자'는 17세기 영국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정의가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의 가치를 깊게 조명한 작품이다.

지난해 '한국뮤지컬어워즈', '예그린뮤지컬어워즈' 등 4개의 뮤지컬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독차지한 '웃는 남자'는 한국 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 역대급 화제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에 재연에서는 장면과 넘버 구성 변경을 거쳐 더 완벽한 무대를 내보이겠다는 각오다.

그윈플렌 역에는 이석훈, 규현, 박강현, 수호가 발탁됐으며, 인간을 혐오하는 유랑극단 단장인 우르수스는 민영기, 양준모가 연기한다. 수려한 외모와 달리 공허한 내면을 가진 조시아나 여공작은 신영숙, 김소향이 분했다. 강혜인, 이수빈은 데아로 변신을 꾀했다.

이날 규현은 "소집해제 이후 첫 뮤지컬이어서 어떤 작품을 해야 할지 고민 많이 했다. 복무 중 '웃는 남자'를 재밌게 봐서 해보고 싶었다. 마지막 작품이 '모차르트!'였는데 같은 회사 작품을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초연을 하고 재연에 합류하게 되면 초연에서 공연하셨던 분들에 대한 열망이 있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윈플렌 역을 맡은 배우들에게 많은 조언을 얻었다. 부담감이랄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합류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그윈플렌을 연기한 수호에 대해서는 "수호를 안 지 15년됐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알아 왔는데 뭘 하든 너무 사랑스럽다. '사랑스럽다'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초연에 이어 재연까지 꿰찬 수호는 "재연인 만큼 초연보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모두 고생 많이 했다"며 "초연에 비해 서사 정리가 잘 돼서 서사에 맞춰 집중하려고 했다. 영화 '조커'를 몇 번이나 돌려봤다. 캐릭터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엑소로도 바삐 활동 중인 수호는 "노래와 연기를 너무 좋아한다. 노래와 연기를 함께할 수 있는 뮤지컬이 저에겐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다. 바쁜 와중에도 뮤지컬에 서고픈 마음이 크다. 뮤지컬 무대는 커도 콘서트 할 때만큼 관객이 멀리 있지 않다. 가까이서 표현하고 바로 피드백 받고 교감할 수 있다는 건 특별하고 행복한 일이다. 뮤지컬을 계속하고 싶고 앞으로도 무대에 설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데아로 재차 무대에 오른 이수빈은 "다시 참여하게 돼서 기쁘다. 많은 고민과 수정을 거쳤고 더 디테일해졌다. 규현, 이석훈과 함께 했을 때는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좋은 연습 과정이었고 그만큼 무대에서 더 좋은 것들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르수스 역의 민영기는 "규현, 수호가 아이돌로서 바쁜 걸로 알고 있는데 뮤지컬 연습실에 와서 배우들과 함께 호흡할 때 누가 되지 않으려고 미리 연습해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선배로서 뿌듯하고 감사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조시아나 여공작으로 변신한 김소향은 "조시아나 캐릭터에 끌렸던 이유는 한국 여성 캐릭터에서 잘 볼 수 없는 면모를 보이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자신의 욕망을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여자를 연기하는 게 쉽지 않다"고 캐릭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그래서 많이 끌렸고 내가 풀어나갈 숙제는 '이런 조시아나가 어떻게 새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먹게 됐을까'를 전하는 일이었다. 상류사회에 대한 환멸,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있는 조시아나였다. '그 눈을 떠'라는 노래를 들으며 '어떻게 표정 변화, 몸짓으로 동의하고 나도 그의 의견에 깨달음을 받는 걸 보여드릴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소향은 "가사 중에 '저 벽을 무너뜨려. 참된 자유와 오직 정의만'이라는 가사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감히 한 인간으로서 내뱉을 수 있을까' 싶지만 해야만 하는 사명감도 있고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고 이야기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데아를 맡은 강혜인은 "전작에서는 후천적 질병에 의해 앞을 볼 수 없었지만, 선천적으로 앞이 안 보이는 역할이다 보니 감각을 살려서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일 개막한 뮤지컬 '웃는 남자'는 오는 3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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