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설날 특수를 제대로 노린 가족 영화 탄생이다. 예상치 못한 '빅 재미'가 빵빵 터진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 언론시사회가 열려 김태윤 감독, 배우 이성민, 김서형, 배정남, 갈소원 등이 참석했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가 갑작스런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 '어느 날, 동물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란 기발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사람과 동물의 합동수사'라는 독특한 스토리를 접목한 영화는 예상하지 못한 재미를 선사하며 보는 이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재심' 등 사회 비판적인 영화들을 연출하며 사회 문제를 통찰하는 날카로운 시선은 물론, 묵직한 감동과 뜨거운 진심을 담아 주목받았던 김태윤 감독은 코미디 영화 연출 도전에 나섰다. 전작들이 지닌 시리고 무거운 이야기 대신, 웃음을 가미해 기상천외한 코미디극을 탄생시켰다. 동물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그 사이에서 생긴 교감은 전작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여전히 따뜻하다.

이날 김 감독은 연출 계기에 대해 "제가 워낙 동물을 좋아한다. 충무로에 없었던 영화가 무엇일지 고민을 해왔다. 가족들이 모여서 즐겁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온 가족이 함께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동물들의 출연과 관련해서는 "이 영화는 많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다. 실사 동물도 있고, 입모양만 CG로 한 영화들이 있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보일지 고민을 많이 했다. 기존 한국영화에서 보여준 적이 없어서 데이터가 없었다. 제작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또 제가 동물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출연했던 고양이가 실제 제 반려묘다"라고 비화를 전했다.

영화 '공작', '보안관', '목격자', 드라마 '미생' 등 어떤 역할이든 완벽하게 소화하는 이성민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득템한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를 연기했다. 그는 기존에 보여줬던 이미지를 완벽히 지우고 능청스러움과 코믹으로 중무장해 엘리트 군견 알리와 함께 호흡했다.

촬영 전까지만 해도 동물을 무서워했다던 이성민은 "동물과의 촬영은 굉장히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대개 동물과 연기하는 건 힘들다고 이야기를 한다. 저 역시 그렇게 예상을 했다. 저랑 주로 같이 연기했던 실제 동물은 알리였는데, 알리가 연기를 너무 잘해줬다. 너무 행복했다. 연기를 정말 잘해줬다. 힘들 거라고 생각했던 동작들, 즉흥적인 디렉션에 의한 동작들도 바로바로 실현을 해줘서 고마웠다. 지금 보니 그 때 생각이 난다.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쉽고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처음에 영화 촬영할 때는 알리 한 번 쓰다듬고는 물티슈로 닦고 그랬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지고, 알리와의 간격이 좁아졌다. 실제 그 아이의 이름은 인구였다. 촬영 후에는 알리로 개명을 했다. 인구와 친해질 수 있게 됐다. 강아지를 기르고 있지 않지만, 강아지와 마음을 열고 교감을 할 수 있게 바뀐 저를 보면서 즐겁고 행복했다"라고 소감을 덧붙였다.

특히 김 감독은 "그 친구(알리)의 컨디션이 저에겐 너무나 중요했다. 날씨가 더울 때나, 비가 올 때나 늘 그 친구의 컨디션을 살폈다. 이 친구의 기분이 어떤지, 연기를 잘 할 수 있는지가 굉장히 예민한 문제였다.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제작진이 최대한 배려를 하려고 애를 썼다"고 동물들을 위해 노력한 촬영 환경도 언급했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 김서형은 완전히 힘을 빼고 돌아왔다. 그는 극중 주태주의 상사이자 한 국가정보국 서열 1위 민국장으로 분해 프로페셔널한 면모부터 사랑스러운 모습까지 펼쳐내며 배우가 지닌 본연의 매력을 배가했다.

영화에 대한 큰 만족감을 드러내던 김서형은 "이 영화에 관객으로서 조금 더 참여를 했던 터라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에 이런 시나리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흔쾌히 했다. 가족들과 볼 수 있는 영화 한편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이 영화가 이렇게 잘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흐뭇함을 표현하더니 보너스와 같은 댄스 장면을 두고선 "춤을 더 출 걸 그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영화에는 김서형이 연기했던 드라마 'SKY캐슬'에서 김주영의 유행어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기존에 보여줬던 스파이 코미디물들을 비틀며 어떨지 생각을 많이 했다. 팬더 뛰어가는 장면에서는 '괴물'이 생각나서 오마주를 하고 싶었다. 곳곳에서 김서형 씨가 출연했던 드라마 'SKY캐슬'의 캐릭터를 연상케 했다. 과거에 즐겨봤던 영화의 장면들을 살짝씩 인용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앞서 여러 차례 코믹 연기를 한 바 있는 배정남은 주태주의 부하직원이자 열정이 다소 과다한 미운 우리 요원 만식으로 분해 신스틸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는 액션보다 힘든 건 팬더 복장을 하고 있을 때다. 더위와 싸웠다. 액션은 몸을 바쳐보자는 마인드였다. 뼈 하나 부러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진짜 열심히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주태주의 딸 서연 역할은 갈소원이 연기했다. 갈소원은 "영화가 재밌게 나와서 저도 뿌듯하다. 제가 좋아하는 동물들과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한 뒤 "이성민 아빠는 현실 아빠처럼 대해주셨다. 새로운 아빠였다. 되게 좋았다"고 이성민과의 부녀 호흡도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고 동물들을 더 사랑하게 되시면 좋겠다"고 말해 지켜보던 이성민의 흐뭇함을 자아냈다.

이밖에도 배우 유인나, 이정은, 이선균, 김수미, 이순재, 박준형, 김보성 등이 목소리로 깜짝 출연해 반가움을 더한 '미스터 주: 사라진 VIP'다. 김 감독은 그야말로 초호화 목소리 캐스팅 비결을 묻자 "열심히 읍소했다. 배우 분들에게 제안을 했을 때 다들 놀라셨다. 햄스터, 퍼그, 흑염소 역할이라고 말씀을 드리니 '그게 뭐지?'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저희 취지를 말씀드리고 시나리오를 보여드렸을 때 다들 재밌을 것 같다며 흔쾌히 출연해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비화를 전해 웃음을 더했다.

따뜻한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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