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천재, 총출동"…'지푸라기' 정우성X전도연→윤여정, 믿고 보는 레전드 시너지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윤여정, 전도연, 정우성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의 역대급 만남으로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자아냈다.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선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하 '지푸라기')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김용훈 감독과 출연 배우 전도연, 정우성,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 등이 참석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을 그린 영화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악의 연대기' '범죄도시' '악인전' 등 독보적인 색깔의 장르물을 선보여온 비에이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진경, 신현빈, 정가람까지 8인 배우들이 출연해 돈 앞에서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인간들의 강렬하고 위트 넘치는 모습과 더불어 예측 불가한 스토리를 펼친다.

김용훈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첫 상업 영화 데뷔에 나섰다. 그는 "원작 소설의 독특한 구조가 소설에서만 허용되는 구조라서 영화적으로 어떻게 바꾸냐가 관건이었다. 뼈대를 다시 세우는 작업을 했다"라며 "캐릭터적으로는 평범하고 서민적인 느낌을 살리려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푸라기'는 운동으로 치면 이어달리기다. 한 사람이 아닌 바통 터치하듯 전개하는 영화로 400m 계주 보는 재미로 관람하면 좀 더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거다. 배우들의 앙상블, 색다른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도연은 연희 캐릭터로 분해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센 캐릭터를 예고했다. 연희는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인물. 전도연은 범죄를 앞두고 담담하고 순수한 얼굴부터 눈빛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카리스마까지 입체적인 역할을 폭넓은 연기로 완성했다.

전도연은 "연희가 센 캐릭터이기에 오히려 최대한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려 했다"라며 "태영(정우성)이 아는 연희는 사랑스럽게, 그가 모르는 연희는 또 다르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라고 밝혔다.

정우성은 극 중 태영 역할을 맡아 리얼함에서 나오는 짠내를 분출, 인간적인 매력을 드러낸다. 태영은 사라진 옛 애인이 남긴 빚 때문에 마지막 한탕을 준비하는 캐릭터다.

정우성은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위트 있게 표현했다. 반전 매력부터 일생일대의 기회 앞에서 우유부단하고 절박한 모습을 드러내는 인간적인 매력까지 다양한 모습을 펼치며 극의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정우성은 출연 이유에 대해 "큰 주제를 던지는 영화들이 많은 가운데, '지푸라기'는 물질 앞에 인간이 얼마나 궁핍한지 처절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었다"라고 짚었다.

이어 태영 캐릭터에 대해 "때 묻은 강아지인데,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에 빠진 인간이다. 나쁜 짓을 할 수 없는 인간인데 어쩌다 보니까 발을 담그게 됐고, 이후 연희에게 완벽하게 복수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에 빠지는 허당 같은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전도연을 향한 애정을 과시했다. "'지푸라기'는 역시 전도연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출연을 결심했다. 많은 분이 우리가 작품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처음이었다. 저 또한 왜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함께 호흡하는 재미가 크겠다는 생각이었다"라며 "짧지만 재밌는 작업이었다"라고 얘기했다.

전도연 또한 정우성과의 첫 호흡에 대해 "굉장히 쑥스러웠다. 적응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적응하고 나니까 끝이 나서 너무 아쉬웠다. 정우성과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윤여정은 이번 작품에서 중만(배성우)의 어머니 순자 역할을 맡았다. 순자는 외면하고 싶은 현실 속에서 기억을 놓아버렸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원하는 것을 지키려는 인물.

윤여정은 비하인드스토리를 대방출, 현장 분위기를 유쾌한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전도연이 하자고 해서 출연했다"라며 "전도연이 직접 연락을 줬길래, 크고 중요한 역할인 줄 알았는데 별로 안 나온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늙어서 피 나오는 영화를 싫어하는데, '지푸라기'는 다르더라"라고 덧붙였다.

이에 전도연은 "순자 캐릭터는 윤여정 선생님이 아니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반전 있는 역할이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선사했다.

신현빈은 주식투자 실패라는 한순간의 실수로 가정이 무너지고 불행의 늪에 빠져버린 주부 미란 캐릭터를 연기한다. 위험한 기회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란의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정가람은 가지고 싶은 것을 위해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불법 체류자 진태 캐릭터를 맡아 불안하면서도 날카로운 캐릭터를 그려냈다. 진태는 불행의 늪에서 우연히 알게 된 미란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

특히 그는 날것 그대로의 캐릭터를 완성시키기 위해 체중 감량부터 머리카락 탈색, 사투리 연기까지 역대급 파격 변신에 도전했다.

정가람은 "연기 천재 선배님들이 모두 모이시지 않았나. 그래서 처음엔 부담스러웠고, 잘해야 한다는 무게감을 느꼈다. 첫 대본 리딩 때 손을 벌벌 떨 정도로 긴장하고 임했다"라며 "그랬는데 선배님들과 만남 이후 품에서 놀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분장을 받으실 때부터 진지하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충격을 크게 먹었다"라고 남다른 소회를 이야기했다.

여기에 배성우와 진경이 2010년 연극 '클로저' 이후 10년 만에 다시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배성우는 야간 사우나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힘들게 이어가는 가장 중만 역할을 맡았다. 진경은 가족의 생계가 우선인 국제여객터미널 청소부 영선 역할로 분했다.

정만식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고리대금업자 박사장으로 출연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오는 2월 12일 개봉한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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