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브로커가 털어놓은 음원 사재기 실체+가수들 충격 증언 [종합]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가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해 다뤘다.

4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조작된 세계 음원 사재기인가? 바이럴 마케팅인가?’라는 주제로 음원 사재기에 대한 의혹을 파헤쳤다.

이날 닐로의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해 연예계 관계자들이 입을 열었다.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닐로 측은 음원차트에서 부정행위를 한 적은 없으며 바이럴 마케팅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래방 인기 순위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는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아무 반응이 없다가 갑자기 12위로 올라온다. 일반적인 역주행 곡들은 노래방에서 많이 가창이 되고 그다음에 음원 사이트 차트나 여러 지표들에서 결과가 나오는 형태”라고 말했다.

“기가 찬다”는 또 다른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닐로 같은 경우 사람들이 ‘그렇게 네가 인기가 많으면 공연을 해봐라’ 그랬는데 그때 보셨어요? 그 텅 빈 좌석 배치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 실력에 이 정도 인기면 단독 그 공연을 엄청 성황리에 해야 되는데 콘서트장 자리 배치도가 텅텅 비어 가지고 이 친구들이 그때 취소를 했다”며 “그러니까 되게 웃기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앞서 닐로 측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음원 사재기 논란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9개월 뒤 발표된 문체부 조사 결과는 “사재기 행위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였다.

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 담당자는 ‘그것이 알고싶다’ 측에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저희가 결론을 내렸다”며 “어떤 분이 ‘특이한 패턴을 보였다’라고 해서 불러다가 조사할 수는 없잖아요. 저희가 수사기관이 아니니까”라는 입장을 전했다.

박경이 제기한 사재기 의혹에 대해서도 다뤘다. 박경은 자신의 SNS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글을 게재,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측은 바이럴 마케팅은 했지만 음원 사재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

이날 송하예 소속사 관계자는 “진짜 어떤 미친 XX 하나가 올린 것 때문에 이런 파장이 일어난 건데 내 음원을 팔면 수십억 받아요. 그런데 굳이 (음원차트 조작을) 할 이유가 1도 없어요 저는”이라고 밝혔고, 황인욱 소속사 관계자도 “지금 이런 구설수에 오르니까 저희도 되게 당황스럽다. 노력을 해서 얻은 결과인데. 지금의 성적이”라고 말했다.

임재현 소속사 관계자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선동인 것 같다. 선동꾼들이 공론화를 이뤄내는 데 성공을 한 것”이라고 했으며, 닐로와 장덕철 소속사 관계자는 “저희는 안 했으니까 그런 불법적인 행위를”이라며 “그런데 자꾸 그런 시선을 받으니까 하루빨리 이 일이 해결됐으면 하는 게 저희 가장 큰 바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상근 소속사 측은 “형사고소를 진행한 상태”라고 했으며, 바이브 소속사 관계자는 “본인이 거론을 했으면 가지고 나오셔야죠. 증거자료, 무슨 근거로 한 회사의 아티스트들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알’만 기다리고 있었다”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실제 음원 사재기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여름 정도에 저희가 앨범을 냈었는데 ‘바이럴 마케팅을 해주겠다’라는 제안이 왔다”고 회상했다. 당시 ‘차트 30위가 목표입니다’라고 했다며 “‘어? 차트 30위가 마음먹는다고 되는 건가? 특히 우리 같은 팀이?’라고 생각했다. 되게 괴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수익을 7대 3으로 나눠서 7은 그쪽에서 가져가고 3은 저희가 가지고 가는 거고 그 기간은 ‘1년인가 1년 반 동안에 유지가 된다’라는 얘기를 했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타이거JK도 이런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재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안은 너무 오래전부터 쭉 받아왔었기 때문에 저희는 놀라운 일은 아니다. 저희가 들은 제안은 되게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을 통해서 힌트를 준 적은 있었다”며 ““이런 건‘가요’ 그대 정말 ‘일억’인‘가요’”라는 가사를 통해 힌트를 줬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때 그 가격이 1억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런 제안을 받은 가수는 더 있었다. 싱어송라이터 말보는 “저한테 한 분이 물어보시더라. ‘지금 앨범 활동하고 있는데 만족하냐’ 차트에 진입해서 차트 상승을 시킬 수 있는 것도 있고 조금 더 알려질 수 있는 것도 있고 당신의 노래를 다른 사람들이 많이 부르게 만들어 줄 수가 있다라는 얘기를 해서 그때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한 차례 만남을 더 가졌다는 말보는 “나가서 후회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라며 “업체가 3개 정도 있는데 우리랑 같이하면 절대 걸릴 일이 없다. 우리는 그냥 무작정 진입을 시키는 게 아니다. 밑바닥을 다 깔아놓고 사람들한테 정정당당하게 진입하는 거로 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말보 음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고. 말보는 “‘곡이 나쁘지 않다. 좋다 그렇지만 이런 곡으로는 안 된다. 곡이 너무 신난다’는 이야기를 했다. 콕 짚어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미디엄 템포 아니면 발라드로 해야 된다. 쉽게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장소, 가사나 구절이나 이런 게 들어가야 된다. 취해야 되고, 그리워해야 되고, 사람들이 이별을 해서 쉽게 떠올릴 수 있어야 되고”라고 했다는 것.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또한 이런 류의 충고를 들었다고.

타어거JK는 아내인 윤미래가 당했던 피해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지금 나와야 될 가수가 라이벌은 윤미래인데 윤미래가 나올 때마다 좋은 성과를 갖고 있으니까 우선 윤미래의 힘을 빼는 작업을 미리 하는 것”이라며 “윤미래의 싱글(앨범)이 나오는 날에 윤미래랑 비슷한 유형의 곡들이 나온 다른 세 곡의 발라드를 밀어주는 거다. 그 곡들이 차트에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윤미래가 내려가게. 전 그게 제일 충격이었다. 밀어내기가”라고 말했다.

말로는 음원 1위의 대가로 “세 가지 선택지를 제안받았다”며 “전체 제가 부담을 다 하는 거, 그리고 돈을 적게 내면 5대 5, 마지막으로는 1대 9”라고 말했다. 제안받았던 전체 부담 액수에 대해 물으니 말로는 “3억원에서 3억 5천만원”이라며 이 돈을 지불하면 1위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1위나 5위권 안에 한 달만 유지해도 돈이 한 2, 3억 정도”라고 밝혔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는 “음원 수입을 저도 받아봐서 아는데 진짜 많이 받더라. 왜 사재기를 하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을 그때 받았다”며 사람들이 이런 제안에 흔들릴 수도 있는 이유를 전했다.

한 번쯤은 진실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제보를 했다는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사람들이 자꾸 페이스북으로 띄운 거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거는 명분을 만들기 위한 거고 페이스북 하면서 이 작업도 같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음원 순위 조작을 한다는 것. 이 제보자는 “컴퓨터 한 대에다가 그러니까 유심을 쭉 끼워놓고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것”이라며 “그쪽 공장에서 평균적으로 음원 사이트 아이디 몇만 개씩은 항상 가지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일명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고.

최근까지 연예 기획사에서 일하며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순위 조작을 진행했다는 최 씨와의 인터뷰도 공개됐다. 믿지 못하는 최 씨를 설득하기 위해 작업자가 무작위로 노래를 고른 뒤 테스트를 해줬다고.

연예기획사와 홍보대행업체를 연결해주는 브로커 공 씨와의 인터뷰도 전파를 탔다. 공 씨는 “한마디로 페이스북 픽은 그냥 ‘이런 식으로 올라간다’라고 포장을 하는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보여주기식”이라고 말했다. 공 씨는 중간에 브로커가 낀 이유에 대해 묻자 “꼬리 자르기도 쉽고 자기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자신의 이름이나 기획사를 걸고 하기에는 위험이 크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제가 확실하게 얘기하는데 음원 사이트에서는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알 수밖에 없고 알면서도 돈이 되니까 굳이 걔들도 크게 후벼 파고 싶진 않은 거겠죠”라고 덧붙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음원 순위 뿐 아니라 SNS의 좋아요, 공유, 실시간 투표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종목과 분야를 가릴 것 없이 어디든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신대철 바른음원협동조합 이사장은 “음악 이제 예술이 아니라 그냥 이건 단순 그냥 상품이잖아요. ‘음악 하나로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라고 우리는 생각했고 ‘좋은 음악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라는 당연한 믿음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게 사실 되게 슬프다”고 말해 작금의 상황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했다.

[사진 = SBS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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