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의 축제이야기 55]무한 변신 거듭하는 전남 무안, 가능성이 무한한 연꽃 축제

되새겨 보고픈 무안의 연꽃 잔치

2019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올 한 해 품은 소망을 다 이루지 못했더라도 자책하지 않고 경자년 새해를 맞는다면 다산과 풍요, 번영, 총명을 상징하는 하얀 쥐의 기운을 받아 2020년에는 품은 소망 모두 이뤄질 것이라 믿어진다. 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발원할 때 사찰과 교회, 또는 기대고 싶은 무언가를 찾아 소망을 토로하는데 연꽃도 그런 사물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연꽃의 꽃말은 연꽃 종류에 따라 다르다. 보통 연꽃은 신성. 청정. 순결을 상징한다. 그리고 백 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가시연꽃 꽃말은 ‘그대에게 행운을’이라고 한다. 그 어떤 연꽃이든지 사람이 소망하는 좋은 것을 모두 담고 있어 연꽃이 개화하면 연꽃 구경 가곤 하는데 연꽃 만나는 최고의 고장으로 전라남도 무안군을 추천하고 싶다.

지난여름, 더위가 막바지에 이른 7월 25일부터 28일까지 전라남도 무안군 일로읍 회산백련지 일원에서 여름 대표축제로 불리는 무안 연꽃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2019 무안연꽃축제의 슬로건은 <사랑, 소망 그리고 인연>! 첫날 개막식에 경북 성주군, 의령군, 경기도 군포시, 전남 곡성군 등 자매도시 시장과 군수, 시.군의회 의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필자인 지역축제 총감독 김종원도 축제 개막식과 주요 행사에 자매도시 수장(首長)과 지역주민을 필히 초대한다. 지역축제의 본질이 지역 문화와 역사 특산물등을 타지역과 교류하는 것인 만큼 되도록 많은 이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다리놓아 교두부 역할을 하는데 전라남도 무안군 김산 군수도 이 점에 주력했다.

축제 홍보는 다양한 통로를 통해서 이뤄진다. 요즘은 미디어를 통해 홍보와 교류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축제 기간에는 직접적인 교류를 추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런 점에 본다면 <2019 무안 연꽃 축제>에서 추진한 자매도시 초대는 참 잘한 일이라고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전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김산 군수

지역축제 모두가 그렇지만 특히 여름 축제는 날씨가 성패를 좌우한다. 2019 무안 연꽃 축제가 열렸던 7월25일에서 28일까지는 그야말로 최악의 날씨였다. 장마 기간과 겹쳐 무안군과 축제 관계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는데 다행히 예년에 비해 많은 관광객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 축제를 진행했던 총괄 감독과 무안군 담당 직원들이 얼마나 노심초사했을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을 업어주고 싶을 만큼 고마웠다.

지역축제는 어느 한 사람 손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지자체와 지역주민, 축제를 맡은 총감독이 삼위일체가 되어 한 몸으로 움직일 때 최고의 축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무안군에서 그런 노력을 엿보았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3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서 무안군 김산 군수가 직접 나와 무안양파 소비촉진 및 농특산물 특판행사를 개최했다.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파 농가를 돕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 홍보를 위한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는 김산 무안군수, 이정운 무안군의회의장, 박경태 농업기술센터소장 등 무안군 관계자와 재경무안향우회 김정길 회장 등 무안 출신 향우(鄕友) 20여 명이 동참했는데 보기가 참 좋았다.

무안 양파를 비롯한 재래식 돌김과 양파로 만든 간장으로 제조한 꼬막장과 소라장 등 지역 특산물 홍보와 판매를 병행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는데 이 자리에서 제23회 무안 연꽃 축제 홍보도 빠지지 않았다. 축제 기간인 7월 25일에서 28일까지 지역 농산물 특판행사가 펼쳐진다면펼쳐진다면서 꼭 방문해서 축제의 재미와 특산물을 맛보는 기회까지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권했다. 또 축제 직전인 7.19~7.21 서울 양재역 AT센타에서 집중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서 행사를 마친 김산 무안군수는 당시 “무안황토양파를 비롯한 황토랑 농·특산물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 등 마케팅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역 축제 역시 단체장이 직접 나서서 홍보하면 효과 백배다. 그러나 아쉬움은 남는다. 특판행사에 전문가를 투입해 전략적으로 했다면 효과는 더 컸을텐데 이 점이 좀 미흡했다.

4일간 콘텐츠 뻔한 것이 흠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무안 연꽃 축제가 지역 경제 효자가 되기를 바라는마음에 달작지근한 칭찬은 좀 빼고 쓴소리를 좀 하고 싶다. 2019 무안연꽃 축제 프로그램은 숫자상으로 보면 풍부했다. 2019 연꽃 축제는 8개 분야에서 총 85종의 프로그램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개막식 있던 행사 첫날에는 ‘연꽃등 소원지 달기’, ABR을 활용한 연꽃조형물 연출. ‘소망 연꽃길 퍼포먼스’ 등의 공식행사가 진행됐고, 개막식 하일라이트로 미스트롯의 송가인, 박현빈, 금잔디, 진성 등 인기가수들이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그리고 둘째 날에는 무안군 9개 읍면 주민들이 참여하는 연꽃 양파운동회, 지역 출신으로 경기도 성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색소폰 동호회 탄소밴드의 공연 ‘해오름 음악회’, 지역에서 활동하는 합창팀들이 참여하는 ‘연꽃 하모니 갈라콘서트’가 무대를 채웠다. 3일 차에는 인기가수 정수라, 박미경이 출연한 ‘연풍연가 썸머쿨 콘서트’가 핵심을 이뤘고, 맨 마지막 날에는 재능과 끼를 가진 군민들이 참여하는 ‘연꽃 군민노래자랑’이 펼쳐졌다.

이 밖에도 ‘무안 희망의 오케스트라’, 연꽃 버스킹 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행사가 주 무대와 행사장 소무대 등에서 진행되어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너무 기성 가수에 의존하는 프로그램 일색이라 연꽃의 정체성이 많이 희석되고 말았다. 인기가수를 초대하면 일단 관객 흡인력은 있다. 그런데 행사가 끝나고 나면 가슴에 남는 게 없다. “타지역 축제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연꽃 축제에 왜 왔지~~?” 허전함이 남으면 정체성 논란에 휩싸이는데 무안 연꽃 축제가 그랬다. 일각에서는 송가인 축제라는 말까지 나왔다는 후문이 들리는데 축제 관계자와 무안군이 이를 흘려들으면 절대 안 된다. 진짜 좋은 지역축제는 초대가수가 주인공이 아니고 지역주민과 축제를 즐기고자 하는 전 국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라는 점, 꼭 강조하고 싶다.

돋보였던 아이스 존과 체험 프로그램

앞에서 잠깐 쓴소리는 했지만 2019 무안 연꽃 축제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한 콘텐츠는 분명히 있었다. 올해 처음 선보였던 ‘연잎 들고 연꽃길 걷기’는 참가자들 모두에게 깊은 여운을 남겨서 참 좋았다. 백련지를 가득 채운 연꽃과 연잎을 직접 채취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신의 한 수였다고 본다. 관광객들이 백련지를 가득 채운 연꽃과 연잎을 눈과 가슴으로 담아가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꽃과 연잎을 직접 손으로 들고 백련지를 누볐는데, 이 특별한 추억은 어린이들에게 더 특별했을 수도 있다. 백련지를 더 많이 마음에 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었던 체험은 피가 되고 살이 되어서 삶의 에너지가 되었을 터, 무안 연꽃 축제가 대한민국 대표 여름 축제로 성장하라면 이런 콘텐츠 개발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무안 연꽃 축제의 대표 콘텐츠로 꼽을 수 있는 아이스존은 올해도 그 저력을 발휘했다. 가로60m, 세로20m의 대형텐트에서 즐기는 한여름의 겨울왕국은 무안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재미! 시원한 냉방장치는 기본이고 얼음조각 전시장, 얼음 미로길이 압권이었다. 얼음조각 퍼포먼스, 연 얼음물 체험, 얼음의자 앉기 등 무더위를 날리는 체험거리 덕분에 아이들은 2020년에도 무안 연꽃 축제에 가자고 조를 것이다.

2020 무안 연꽃 축제를 위한 팁(Tip)

2019 무안 연꽃 축제가 종료된 후 무안군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무안연꽃축제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이미지 제고에 공헌할 수 있는 지역대표 여름축제로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분명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필자도 믿고 있다. 다만 연꽃 축제가 무안 지역 경제 효자가 되려면 지금 축제 콘텐츠 변화가 필요하다. 앞서 잠깐 언급했다시피 지역축제의 영양분은 지역 정체성이다. 무안은 대한민국 최대 연꽃 군락지를 보유한 축복받은 고장이다. 또 서해안 시대와 맞물려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이뤄지는 금싸라기다. 무안 연꽃 축제에 연꽃이 품고 있는 다양한 꽃말을 독창적인 콘텐츠로 승화시키고, 무안군의 무한한 가능성을 연꽃 콘텐츠에 녹여 내는 묘수가 적재적소에 투입된다면 무안 연꽃 축제는 ‘과거를 품고 오늘을 즐기며 내일의 꿈을 제시’하는 큰 효자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제 새해가 밝으면 무안군은 연꽃 축제 준비에 시동을 걸 것이 분명하다. 2020년 무안 연꽃 축제에 많은 기대와 염려를 함께 보내면서 2020 연꽃 축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는 점,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필자 소개

대규모 행사 기획연출가

대한민국 지역축제 총감독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지리산 산청 곶감 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귀주대첩 1,000주년 2019 관악 강감찬 축제 총감독 외 .. 다수 역임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외 ..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TV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現)파주시 정책 자문위원 (문화경제분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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