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하 "사이다 아닌 'VIP' 엔딩, 답답하시겠지만…개인적으로 베스트"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신재하(26)가 'VIP' 엔딩에 대해 언급했다.

신재하는 최근 SBS 월화드라마 'VIP'(극본 차해원 연출 이정림) 종영을 앞두고 마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 드라마에 대한 비하인드 등을 이야기했다. 'VIP'는 백화점 상위 1% VIP 고객을 관리하는 VIP 전담팀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프라이빗 오피스 멜로극이다.

배우 장나라, 이상윤, 이청아, 곽선영, 표예진 등이 출연해 긴장감 넘치는 월요일, 화요일 밤을 선사했지만 사실 시청자들은 방영 내내 답답함을 호소하며 가슴을 두드렸다. 박성준(이상윤)과 온유리(표예진)의 뻔뻔한 불륜 행각 때문이었다. 박성준의 아내인 나정선(장나라)이 박성준에 대한 복수를 행하며 '사이다'를 안겨주는가 싶었지만 결국 포기, 이야기는 담담하게 마무리 됐다. 박성준은 나정선, 온유리 두 사람을 모두 잃었다.

전담팀의 오지라퍼 막내 사원으로, 가십거리에도 관심 많고 성운백화점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아야 속이 시원한 인물 마상우를 연기한 신재하는 종영 전 인터뷰인 만큼 결말에 대해 귀띔하며 "사전제작 드라마를 하면 배우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 기억도 잘 안 나서, 배우들끼리 '이 회차 엔딩 뭐였지?' 하면서 대본도 찾아본다. 그만큼 시청자의 눈으로 냉철하게 보는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찍을 때도 생각했지만 박성준이 나쁜 놈이죠. 저도 주변에서 반응들을 많이 듣게 되는데, 공통적으로 '답답하다', '고구마 같다'고 말해요. 저도 공감해요. 저는 심지어 다 알고 보면서도 그렇게 느끼는데, 시청자 분들이 그렇게 느끼시는 건 당연해요. 어차피 마지막회에는 잘 끝날 걸 알고 보니까 덜하지만 많은 분들은 화가 나실 것 같아요.(웃음)"

이어 "권선징악은 다 이뤄진다. 잘못한 사람은 좌천되고 난리가 나지 않나. 시청자 분들은 나정선이 정의구현을 하고 쳐내는 걸 원하시겠지만 그렇게 직접적으로 보내버리지는 않는다. 대신 그렇게 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해놓는다. 자멸을 하게 되는 구조다. 많은 시청자 분들이 싫어하시는 두 분(이상윤, 표예진)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흩어진다. 그래도 박성준, 온유리를 뺀 나머지 인원들은 계속 전담팀으로 함께 한다. 저는 이게 좋다. 만약 (장)나라 누나가 정의 구현을 직접적으로 하면 그것도 너무 표독스러운 모습이 되어버릴 것 같다"라고 전했다.

"'VIP'라는 드라마 자체가 나정선 감정선에 따라가게 설정돼있어요. 어떠한 사이다가 나와도, 사이다라고 못 느끼실 것 같아요. 감정 자체가 이미 너무 깊게 돼서 웬만한 '사이다'로는 통쾌함을 못 느끼실 거예요. 이 상태에서 '사이다'를 드리려면 거의 다 때려 부숴야 해요. 그건 저희 'VIP'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스토리가 아니에요. 마지막 방송이 나가고 나면 '이게 뭐냐' 라고 하실 수도 있고, '이게 낫겠다' 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렇게 끝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베스트에요."

화제성이 높았던 만큼 주변 반응도 뜨거웠다. 신재하는 "동료 분들이나 선배님들 등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이런 건 처음이다. 원래 제 친구들도 '잘 보고 있어' 정도만 말하는데 이번엔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는지를 묻더라. 미국에 있는 친구들도 한국인끼리 모여서 'VIP'를 본다고 하더라. (이)상윤 형한테 말해줬더니 '전세계적으로 욕을 먹고 있네'라고 했다.(웃음) 신기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지난 10월 28일 첫 방송한 'VIP'는 24일 밤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극중 장나라, 이상윤, 표예진을 둘러싼 불륜 관계가 방영 내내 뜨거운 화제를 몰고 왔고, 시청률도 고공행진했다. SBS 월화드라마 부활을 알린 이 드라마는 안정적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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