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 감독 "태국과 올림픽 출전권 경쟁, 다른 팀도 과소평가 말아야"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국과 태국이 출전권을 놓고 경쟁하게 될 높은 수준의 대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아시아선수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다른 참가팀들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스테파노 라바리니(40) 감독이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라바리니 감독은 22일 대한배구협회를 통해 이번 대회에 나서는 각오와, 대회 준비 과정, 그리고 목표 등을 말했다.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은 내년 1월 7~12일 태국에서 열린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만큼 홈팀인 태국과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라바리니 감독과의 일문일답.

-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은 한국과 태국이 출전권을 놓고 경쟁하게 될 높은 수준의 대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아시아선수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다른 참가팀들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 태국은 예선전을 대비해 리그 일정을 연기하는 등 오랜 기간 훈련을 하고 있다. 그에 비교해 훈련 기간이 짧은 우리 대표팀은 어떻게 예선전을 준비할 계획인가.

"한송이를 제외하고는 현재 선발된 선수들 모두 지난 여름부터 함께 운동했었고, 몇몇 선수들은 여러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예선전까지 남아 있는 훈련 기간 동안에는 지난 VNL때 부터 쭉 만들어왔던 우리 팀의 배구 스타일과 전술들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팀의 주전 선수들을 결정하고자 한다.

태국이 지난 여름부터 지금까지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번 예선전을 준비 하고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어떤 다른 훈련 방식을 택했는지 우리와 태국을 비교할 때가 아니다. 이 예선전이 끝나고 나면, 기존에 한국 배구가 가진 강점에 열린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다른 배구 스타일과 문화에서 얻은 영감을 더해 한국 배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다만 지금은 '이랬으면 뭔가 달랐을까'하는 가정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우리 팀의 능력과 기술에 자신감을 가지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우리의 자질을 믿고 하나의 큰 목표를 향해 노력해야 할 때다"

- 상대팀들에 대한 분석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최근 배구협회에서 안드레아 전력분석과 세자르 코치가 요청한 전력분석 프로그램을 구매해 다른 팀들의 모든 경기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제공해줬다. 더불어 강성형 코치와 김성현 트레이너가 동남아시안게임을 직접 참관하며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저희 코칭스태프는 예선전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 감독 없이 훈련을 하는 2주 가량의 시간 동안 한국인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어떤 훈련 내용을 요청했나.

"지난 국제대회들을 치르며 가졌던 긍정적인 팀 분위기를 다시 만들어가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기존의 방식대로 훈련에 철저하게 임할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짧은 훈련 기간 동안 국제배구에 다시 익숙해질 수 있도록 팀의 전략, 전술 자료들들을 다시 한번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 한국은 늘 김연경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예선전 동안 어떻게 대회를 치를 예정인가.

"아시아예선전의 기간이 그렇게 긴 편은 아니지만 김연경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의 체력을 잘 관리해야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회 기간 중 실전 경기들을 치르며 우리 팀의 조직력을 다시 맞춰갈 필요가 있다. 선수들의 체력을 조절해가면서 동시에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선수단의 경험은 충분하며, 이번에 선발된 14명의 선수 모두 언제든 투입될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고 생각한다"

- 표승주와 염혜선의 대표팀 선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표승주와 염혜선도 지난 국제대회들을 치르며 팀에 큰 기여를 했다. 그리고 저는 우리 팀의 모든 선수들을 믿는다. 국제 배구와 한국 V리그는 매우 다르다. 한국 배구 스타일을 존중하지만, 이번 예선전에 저는 지난 국제대회들을 치르며 제가 추구하는 배구 스타일에 부합하며 팀에 도움이 되었던 선수들을 위주로 선발했다"

- 김희진이 대표팀에서와 소속팀에서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희진이 소속팀에서 다른 포지션으로 뛰는 것은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V리그의 스타일이 국제배구와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속팀의 사안은 제가 판단할 대상이 아닐뿐더러 판단하려고 하지도 않지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는 경우는 아마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저는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지, 한국 소속팀을 판단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한다면.

"한국의 팬 여러분. 한국 배구와 여자배구대표팀에 대한 여러분들의 열정과 사랑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염원은 저를 포함한 모든 코칭 스탭, 모든 선수들의 염원과 같습니다. 팬 여러분과 우리 모두의 염원인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영광을 얻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함께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한국, 파이팅!"

[라바리니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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