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숙의 딥썰] 양준일→박진영, 그 시절 오빠들의 리부트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레트로 열풍이 가요계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90년대에서 재발굴한 가수 양준일과, 90년대부터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는 박진영이 무대에 올랐다.

양준일은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3'에 소환되며 단숨에 주목받았다. 사실 '슈가맨'은 대중의 요구에 응답했다고 볼 수 있다. 방송 출연 이전 유튜브 채널 일명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양준일의 무대 영상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금 보기에도 '힙'한 스타일링과 세련된 음악 스타일, 파격적인 퍼포먼스는 새롭고 신선한 음악을 찾아 헤매던 젊은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현재를 대표하는 음악 아이콘인 지드래곤과의 유사점을 찾으며 '90년대 GD'라는 별칭으로 양준일의 행적을 찾아헤맸다.

'슈가맨' 출연 후 반응은 더욱 폭발적이다. 천재 뮤지션이 가요계를 떠날 수 밖에 없는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여전히 순수함을 잃지 않은 아티스트로서의 매력은 순식간에 대중을 홀렸다. 양준일은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팬미팅과 광고 촬영 등 예상치 못한 국내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양준일의 등장은 무도회에 등장한 신데렐라같았고, 대중 역시 자신들이 발굴해 낸 신데렐라에 열광 중이다.

JYP라는 사명, 또는 별칭이 익숙해진 박진영. 자신의 음악적 역량으로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켰고, 여전히 그의 후배들이 가요계를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박진영은 스스로를 가수이자 아이돌로서 소비시키는 독특한 행보를 진행 중이다.

신곡 '피버(FEVER)'로 돌아온 박진영은 사실상 가요계 원로 못지 않은 자리에 있음에도 공중파 음악방송을 손수 다니며 아이돌 못지 않은 스케줄을 소화해냈다.

또한 트와이스와 ITZY, 스트레이 키즈가 속한 JYP엔터테인먼트는 알아도 JYP 박진영이 낯선 10대 음악방송 시청자들 앞에 "쑥쓰럽다"고 말하면서도 아이돌 방식의 소개 역시 잊지 않았다. 프로듀서가 아닌 새로운 팬층이 필요한 가수로서 박진영은 스스로를 소비시켰고, 일련의 용기있는 과정들은 과거의 전성기를 지나 현재까지 음악을 하고 있는 가수들에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상기시켜 주고 있다.

가장 빛나는 시절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 현재의 대중을 유혹하지 못한다면 더이상 스타라고 불릴 수 없다. 치열한 가요계는 더이상 '꼰대'에게 자리를 내어주질 않는다. 과거를 잃지 않은 순수함으로 또는 과거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리부트한 오빠들이 돌아왔다.

[사진 = 위엔터테인먼트, JTBC-MBC 방송화면 캡처,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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