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몰락한 오디션 왕국"…'프로듀스', 대국민 오디션→사상 초유 사기극 [연말결산]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오디션 왕국' Mnet이 사상 초유의 '프로듀스' 시리즈 사기극으로 '국민 프로듀서'를 농락, 몰락을 자초했다.

케이블채널 Mnet은 그간 다수의 서바이벌에 이어, 대국민 참여형 오디션 프로 '프로듀스'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오디션 왕국'으로 군림해왔던 바.

특히 '프로듀스' 시리즈는 여느 오디션 프로와 달리 '국민 프로듀서가 직접 뽑은 아이돌'이라는 획기적인 발상을 전면에 내세워 그야말로 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었다. 지난 2016년 첫 론칭 이후 총 4 시즌에 걸쳐 선보였고, 아이오아이('프로듀스101')·워너원('프로듀스101 시즌2')·아이즈원('프로듀스48')·엑스원('프로듀스X101')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을 배출했다.

그런데, 올해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 우스갯소리로 나왔던 'PD픽'이 결국 사실로 밝혀진 것. 국민 프로듀서는 허울뿐이었고, 4 시즌 내내 투표 조작을 일삼았던 제작진이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하지 않던가. 국민 프로듀서의 팬심을 악용했던 스타 PD 안준영 등 제작진이 끝내 이들에게 발목이 잡힌 꼴이 됐다.

그 발단은 지난 7월 '프로듀스X101' 마지막 생방송. 국민 프로듀서는 1위부터 20위까지 연습생들의 문자 득표수 차이가 일정한 숫자로 반복되고, 최종 득표수가 특정 숫자 7494.442의 배수라는 분석을 짚어냈다.

이후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SNS에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며 "투표 결과는 조작이 거의 확실했다. 주변 수학자들에게도 물어보니 1등에서 20등까지 20개의 이런 숫자 조합이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한다. 투표 결과가 사전에 이미 프로그램화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공론화됐다.

'프로듀스X101' 제작진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들은 "확인 결과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으나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연습생 간 동일한 득표수 차이가 난 점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생방송 중 투표 집계를 담당한 '프로듀스X101' 제작진은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후,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제작진이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하였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순위의 변동이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미 신뢰가 무너진 Mnet이기에 "순위 변동은 없었다"라는 입장이 통할 리 만무했다.

결국 국민 프로듀서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고, 8월 5일 서울중앙지검에 '프로듀스X101' 제작진을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법률대리인은 마스트 법률은 "논란이 되고 있는 투표 조작은 프로그램의 PD 등 소수에 의해 벌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작과 관련된 다수가 가담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일부 소속사에 대한 고소장도 함께 제출했다.

이후 11월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라고 그 사유를 밝혔다.

이에 Mnet 측은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프로듀스X101'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프로듀스X101'을 사랑해주신 시청자와 팬, 출연자, 기획사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안준영 PD가 연예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유흥업소에서 여러 차례 접대를 받았다는 정황이 포착, 충격을 더했다. 안준영 PD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예기획사들로부터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40차례 넘게 접대를 받았으며, 전체 접대 액수는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안 PD는 '프로듀스X101'과 '프로듀스 48'의 순위 조작 혐의를 인정했다. '프로듀스101'과 '프로듀스101 시즌2' 조작 혐의는 부인했으나, 조사 결과 전 시즌의 조작 혐의가 드러났다.

엑스원, 아이즈원뿐만 아니라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의 데뷔조 멤버도 순위를 조작해 합격자와 탈락자를 뒤바꾼 것. 이에 경찰은 안준영 PD, 김용범 CP 등 4명에 그치지 않고 이 과정에서 CJ ENM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업무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들의 첫 공반준비기일은 오는 20일 오전 열린다.

[사진 = 마이데일리DB, Mnet, 온라인 커뮤니티, SBS 뉴스 화면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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