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우 디자이너 “제이쿠, 아디다스와 협업…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브랜드 되겠다”[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

글로벌 브랜드 아이다스와 콜라보레이션

지난해 초, ‘제이쿠’ 인스타그램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독일 아디다스 본사에서 협업을 제안하는 내용이었다. 깜짝 놀랐다. 재미있는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디다스는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할 때 보통 2년의 시간을 주는데, 제이쿠와는 1년만에 끝냈다.

최진우 디자이너는 “세계적 기업인 아이다스와 협업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제이쿠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부인 구연주와 2010년 ‘제이쿠’ 브랜드 론칭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할머니가 한복을 만들었고, 어머니도 직접 옷을 만들어 입었다.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여가시간에 한국화를 그렸다. 누나는 도예를 전공했다. 자연스럽게 예술과 패션을 동경했다.

부인 구연주 씨와 함께 영국 런던의 센트럴세인트마틴스예술대학에서 남성복 디자인을 배웠다. 최진우의 ‘J’, 구연주의 ‘KOO’를 결합해 2010년 런던에서 ‘J KOO’를 론칭했다.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둘이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은 힘에 겨웠다. 미싱 두 대를 놓고 디자인, 가봉, 생산, 납품까지 진행했다. 2년이 너무 힘들었다. 런던패션위크에 신인 디자이너가 데뷔하는 쇼가 있었는데, 참가비만 당시 환율로 700만원에 달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2012년에 한국에 돌아왔어요. 서울에서 신인 디자이너에게 기회를 주는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죠. 현재는 서울 생활에 만족해요. 세계와 연결돼있기 때문에 작업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요.”

부인과 환상적 호흡

처음엔 남성복을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여성 모델에게 옷을 입히니까 오묘한 느낌이 났다. ‘제이쿠’ 여성복에는 남성적인 요소가 담겼다. 그는 “‘예쁘다’ 보다는 ‘멋있다’는 표현을 좋아한다”면서 “그런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인과 모든 것을 같이 했다. 어느 순간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서로 다르다는 걸 느꼈다. 잘 하는게 달랐다. 방향성이 잡히면 최진우 디자이너가 그림을 그리고, 구연주 디자이너가 밸런스를 잡는다. 서로 토론하고 합의하면서 가장 최상의 결과를 얻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제가 블랙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없잖아요(웃음). 와이프는 농담 삼아 ‘한번 입어봐’라고 하죠. 서로 도움을 받으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어요.”

‘제이쿠’는 미국, 캐나다,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마카오 등 해외에서만 컬렉션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아이다스에 이어 또 다른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최진우 디자이너는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 의상 디자인 하고 싶어

제이쿠 직원들은 부부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한 편의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둘은 티격태격 하다가도 어느새 척척 호흡을 맞춰 매력적인 옷을 만든다.

“실제 우리 부부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해요(웃음). 주말에는 영화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죠. 제이쿠와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너무 잘 맞을 것 같아요. 기회가 오면 도전하고 싶어요.”

[사진 = 아디다스 파리 매장에 전시된 제이쿠. 제이쿠 제공]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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