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좋아지면, 그 마음 못 숨겨서"…이나은, 내일은 네가 진짜 여주다 [MD인터뷰]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전 사실 누군가를 먼저 좋아하는 편이에요. 근데 누군가 좋아지면, 그 마음을 못 숨겨서 자꾸 들키고는 했어요."

'따끔' 하고 들켰다.

걸그룹 에이프릴로 데뷔 5년차이지만, 이제 겨우 스물한 살의 이나은은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자신의 잠재력을 우리에게 들키고 말았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 속 만화 여주인공 '여주다' 역할을 맡아, 만화 작가의 맥락 없는 전개에도 흔들리지 않고 철저히 '여주다'로 산 이나은이다. 어느 순간 자아는 되찾았으나 만화란 배경은 자각하지 못한 '여주다'의 복잡한 설정도 차분하되 능청스럽게 연기한 이나은이다.

그리고 어쩌다 눈을 떠보니, 스테이지 위 '에이틴'의 김하나는 지우고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여주다만 남겨 놓은 이나은이다.

"처음엔 정말 어려웠어요. 대본만 봤을 때는 제가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이해하기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방송이 나가고 화면에 어떻게 표현되는지 보고 나니까, '아,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구나' 알게 됐죠. 특히 '여주다'가 '흑화' 되는 부분은 주변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게 너무 감사해요. 결말엔 없었지만 '여주다'도 자아를 찾고 즐기면서 살아가지 않았을까요?"

정작 실제 성격은 "'흑화' 된 '여주다'에 가까운 것 같아요!" 하며 웃은 이나은이다. 그동안 주로 착한 캐릭터만 제안 받은 까닭에 가족에게도 "엄마, 내가 착해 보여?"라고 물었다는데, 그 천진한 얼굴이 '여주다'도, '인기 걸그룹 멤버'도 아닌, 영락없는 '스물한 살 이나은'이다.

"학교 다닐 때 인기요? 그런 건 별로 관심이 없고, 친구들이랑 노는 게 제일 즐거웠어요! 학교 끝나고 스케이트도 타러 가고, 썰매장도 자주 갔어요. 친구들이랑 매일 떡볶이도 먹었고, '코인 노래방'도 갔고요. 루트가 정해져 있는데, 저희 학교 근처에 학생들이 놀 수 있는 '핫플'이 많았거든요, 히히. 근데 사실 제가 공부에도 큰 관심이 없었어요."

어쩌면 '여주다'가 이나은이기도 했다. '여주다'가 만화 속 주인공이었지만, 정작 진정한 드라마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던 것처럼, 이나은이 에이프릴로 음악방송 무대 위 주인공이 되었음에도, 누군가는 '음악방송 1위는 한번도 못해본 그룹'이라고 불렀던 것처럼 말이다.

단, 어린 나이에 겪은 5년의 연예계 생활을 통해 이나은은 인생의 진짜 주인공이 되는 법을 깨달았다. "1등은 굳이 못해도 되는 거고, 우리만 행복하면 되는 거잖아요." 가수이자 연기자로서 아직 가야할 길이 한참 멀고 먼 그 인생은, 이나은이 진짜 여주다.

"제가 걱정을 미리 하는 편이라서 다들 절 '걱정쟁이'라고 부르세요. 그래서 새해에는 마음을 여유롭게 먹고 걱정 안하고 즐기면서 활동할 수 있길 바라는 게 제 소망이에요. 그리고 저희 에이프릴 멤버들이랑 즐거운 추억 더 많이 쌓으면서 건강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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