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턴파' 키움 문찬종 "스위치히터, 계속하고 싶다"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스위치히터를 계속하고 싶다."

문찬종(28)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2009년 휴스턴과 마이너리그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7시즌 동안 마이너리그 통산 507경기서 타율 0.261 16홈런 158타점 97도루 238득점하고 미국 생활을 접었다.

2016시즌 도중 구단으로부터 방출됐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 8월 KBO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키움은 6라운드 전체 57순위로 문찬종을 영입했다. 고교 졸업 예정자의 경우 마무리캠프에 참가할 수 없지만, 문찬종은 신분이 없는 일반인이라 참가가 가능하다는 게 키움 2군의 설명이다.

문찬종은 고양 히어로즈 마무리훈련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2020시즌을 준비했다. 28일 고양약장에서 만난 그는 "미국은 마무리훈련이라는 게 없다. 시즌 전 한 달 스프링캠프를 하고 곧바로 시즌에 들어간다. 개인운동이 더 힘들다. 단체훈련이 그리웠다. 공익근무를 하면서도 2년간 혼자서 운동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마이너리그의 두꺼운 벽을 뚫지 못했다. 아쉬움이 있지만, 군 복무를 해결하고 KBO 데뷔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문찬종은 "나이, 군대가 아무래도 걸렸다. 한국은 2~3군이지만, 미국은 마이너 루키리그까지 8군이 있다고 보면 된다. 그걸 다 뚫어야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다. 매년 50명 씩 선수를 뽑고, 나처럼 아시아나 남미에서도 매년 들어온다. 싱글A를 밟지도 못하고 방출되는 선수도 수두룩하다"라고 돌아봤다.

그래도 문찬종은 트리플A까지 경험했다. 이학주(삼성), 이제 메이저리거가 된 최지만(탬파베이), 하재훈(SK) 등과 정을 나누며 버텨왔다. 문찬종은 "첫 시즌에는 못했는데 이후 계약 만료시즌까지 버텼다. 성장해나가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그러나 카를로스 코레아가 오면서 한 단계 내려가니 힘들었다. 그때 학주 형이 밥을 많이 사줬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지만이와 전화로 서로 격려했고, 학주 형은 컵스 시절 스프링캠프지가 가까워 만나기도 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제 키움에서 경쟁을 준비한다. 1루 빼고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 문찬종은 "정말, 유격수, 2루수, 3루수 모두 뛰어봤다. 일단 3루 경쟁을 하고 싶은데 기본적으로 수비부터 돼야 한다. 기동력 야구를 하고 싶다. 팀 플레이를 해야 하고, 부지런히 출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발이 빠른 만큼 도루를 많이 하고 싶다는 포부다. 올 시즌 KBO리그는 다시 스몰볼이 고개를 들었다. 문찬종은 "1군에 붙어있어야, 많이 출전해야, 그리고 많이 출루해야 도루를 많이 할 수 있다.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스프링캠프부터 보여드리겠다"라고 했다.

투수의 버릇을 연구하는 걸 좋아한다. 문찬종은 "주자로 나가지 않아도 보려면 조금씩 보인다. 글러브가 벌어지거나, 특정 부위를 먼저 움직이는 것 등이다. 슬라이드스텝이 1.25초를 넘어가면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마이너리거 2년차부터 스위치타자로 뛰었다. 본래 우투좌타지만, 오른쪽 타석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싶어한다. 문찬종은 "설종진 2군 감독님이 오른쪽 타석에서의 타격도 접지 말고 준비는 해보자고 했다. 애버리지나 장타가 왼쪽 타석에 좋긴 한데 스위치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기회를 받으면 양쪽 타석 모두 잘 하고 싶다"라고 했다.

휴스턴 마이너리그서는 "괜찮다. 감이 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키움은 문찬종을 스위치히터로 활용할지, 왼손타자로만 육성할 것인지 확실히 결정하지 않았다. 문찬종은 "스위치히터를 하고 싶다. 손혁 감독님과도 나누고 싶은 얘기가 많다"라고 말했다.

[문찬종. 사진 = 고양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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