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2관왕' 키움 김은성 "폼 뜯어고쳤다, 그대로 부딪혔다면…"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그대로 부딪혔다면 잘 되더라도 조금 잘 되지 않았을까요."

키움 김은성(26)은 28일 고양야구장에서 마무리훈련 도중 "1년, 1년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 팀에는 젊고 잘 하는 선수가 많다. 한 번 팀을 나갔다가(방출 후 군 복무) 돌아온 나로선 절박했다. 결과적으로 잘 되지 않아서 팀에서 나갔고, 다시 와서 그대로 부딪혔다면 잘 되더라도 조금 잘 됐을 것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타율 0.326, 타점 54개로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왕, 타점왕을 거머쥔 타자의 말이다. 김은성은 올 시즌 모험을 걸었다. 대반전을 만들어내기 위해 타격할 때 힘을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폼으로 수정했다.

비록 1군의 두꺼운 벽을 뚫지 못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서 힛 포더 사이클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봤다. 4월 7일 고양에서 열린 KT전서 단타-2루타-단타-3루타-홈런으로 대기록을 완성했다. 김은성은 "힘들었는데 주위에서 많이 도와줬다. 운 좋게 1군도 경험했다. 100% 만족하면 안 되지만, 뜻깊은 시즌이었다"라고 돌아봤다.

홈런으로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하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김은성은 홈런타자가 아니다. 그러나 "좋은 느낌은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홈런이 나왔다. 나도 놀랐다. 사실 홈런을 정말 의식하고 타석에 들어갔다.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홈런을 치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쳤다"라고 웃었다.

스윙 궤도를 수정하면서, 타구에 힘이 실렸다. 김은성은 "힘을 싣는 방법에 대해 김태완 타격코치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안타를 칠 수 있는 코스가 많아졌다기 보다, 타구에 힘을 싣는 게 우선이었다. 타구의 질이 좋아졌다"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1군에서 부딪혀보니 1군 수준에서 부족했기 때문에 2군에 내려온 것이다. 2군 성적은 의미가 있지만, 없다고 생각하면 또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2군에서의 좋은 성적에 도취되면 안 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김은성은 "1군에서 잘 해야 한다. 올 겨울에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군에서도 내야수가 더블포지션을 맡는데, 2군 내야수가 '내 포지션이 이것이다'라고 할 수 있을까. 모든 포지션을 완벽히 소화해야 1군에서 기회가 생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성문이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김은성은 방심하지 않는다. 김웅빈, 마이너리거로 7년을 보낸 문찬종 등 경쟁자는 많다. "누구 한 명이 빠진다고 해서 숨통이 트인다는 보장은 없다. 프로는 선수가 나간 만큼 좋은 선수가 또 들어온다.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은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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