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설종진 2군 감독 "선수는 코치를, 코치도 선수를 존중하자"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선수는 코치를 존중하고, 코치도 선수를 존중하자."

키움 설종진 2군 감독(고양 히어로즈)은 2000년 현대에서 은퇴한 뒤 20년 가까이 프런트 생활을 했다. 올 시즌 포함, 주로 2군에서 육성팀장을 맡아왔다. 현재 키움 주축들부터 신인들까지 개개인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설 감독은 2020시즌부터 키움 히어로즈의 2군, 즉 고양 히어로즈 지휘봉을 잡는다. 공식적인 업무는 내년부터지만, 이미 약 열흘간 마무리훈련을 지휘했다. 28일 고양야구장에서 만난 설 감독은 "1년차 선수는 1년 봤고, 5년차 선수는 5년을 봤다. 그러나 프런트와 현장은 분명히 다르다. 아직 적응을 하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설 감독은 2020시즌 구상에 한창이다. 기본적으로 1군 손혁 감독을 착실히 보좌하고, 프런트와 협업하면서, 2군 시스템의 장점을 유지할 계획이다. "좋은 부분은 당연히 지켜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은 지도자가 선수의 (타격 혹은 투구)폼을 절대 쉽게 건드리지 않는다. 최소 1년은 지켜본다. 자기 것을 유지하면서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설 감독은 "2군 감독이라고 하지만, 감독은 말 그대로 매니저다. 감독이 선수 위에 군림하는 시대는 지났다. 나부터 선수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코치의 디테일한 지도에 감독은 큰 그림을 그려 1군 선수로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설 감독이 보는 '눈높이 야구'는 무슨 뜻일까. 예를 들어 "2군에선 좋은 공을 치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왜 좋은 공을 치는 게 중요한지 설명을 해줘야 한다. 나쁜 공을 쳐서 바가지 안타를 칠 수도 있다. 그러나 좋은 공을 쳐야 안타를 기록할 확률이 커진다. 나쁜 공을 치면 자기 폼이 무너지게 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2군 수준에서 생각하는 야구를 이식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설 감독은 "2군 선수들도 2군 선수 나름대로 생각하고 야구를 해야 한다. 내가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미리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게 중요하다. 훈련을 해도 한번 생각하고 임해야 집중력이 높아진다"라고 했다.

더불어 선수와 코치가 서로 존중했으면 하는 바람도 드러냈다. 설 감독은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문구를 걸어놓을 생각이다. '선수는 코치를 존중하고, 코치도 선수를 존중하자'라고. 코치도 선수에게 막 대하면 안 되고, 선수도 코치를 쉽게만 보면 안 된다"라고 했다.

2군 감독으로서 그라운드 밖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은 반드시 막겠다는 생각이다. 설 감독은 예를 들어 "요즘은 2군에서도 1~2년차들이 차를 사려고 한다. 운전이 미숙할 나이다. 운전을 해도 조심해서 하라는 말은 한다. 쉴 때 PC방에 가는 것 자체를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번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라고는 한다"라고 말했다.

선수와의 스킨십은 최대한 선수 입장에서 하겠다는 생각이다. 설 감독은 "감독실이나 그라운드에서 선수와 대화하려고 하면 선수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1~2명씩 밥을 먹으면서 얘기할 생각은 있다. 나 역시 선수들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키움 설종진 2군 감독. 사진 = 고양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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