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본드' 이승기·배수지, 용병·로비스트로 열린 결말…시즌2 큰 그림? 용두사미? [MD픽]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가본드' 국정원 요원이던 배수지는 로비스트가 됐고, 전직 스턴트맨이었던 이승기는 용병이 됐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악연으로 얽힌 두 사람. 만나지도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시즌2에 대한 암시일까. 혹은 용두사미일까.

23일 밤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 최종회에서는 로비스트가 된 고해리(배수지)와 복수를 위해 블랙썬의 용병이 된 차달건(이승기)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회에서 에드워드 박(이경영)에 의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차달건은 릴리(박아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살아났다. 그러나 이를 모르는 고해리는 슬픔에 빠져 괴로워했다. 이 가운데, 사마엘이 곧 에드워드 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제시카 리(문정희)는 제롬(유태오)의 교도소 잠입까지 확인, 불안에 떨었고 국정원에 도움을 청했다. 에드워드 박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던 고해리는 자처해 교도소로 들어가 제시카 리와 힘을 합쳤다.

마침내 에드워드 박을 속이는 데 성공한 제시카 리는 미국 송환으로 풀려났고 고해리도 교도소에서 나왔다. 그런 고해리를 기다리던 제시카 리는 로비스트를 제안했다. 죽은 줄로만 알고 있는 차달건과의 추억을 눈물로 정리한 고해리는 제안을 수락하며 본격적으로 로비스트 활동을 시작했다.

차달건은 복수를 마무리 짓기 위해 정국표(백윤식)와 릴리의 힘을 빌려 블랙썬의 용병이 됐다. 임무 중, 제롬과 만난 차달건은 마침내 그의 숨통을 끊어놓으며 복수 완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그러나 차달건의 다음 임무는 로비스트 고해리를 사살하는 일이었다. 고해리를 발견한 차달건은 쏘지 못했다. 대신 임무 수행을 하려고 한 동료를 죽였다. 충격에 빠진 차달건은 허탈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고 '배가본드'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지난 9월 20일 첫 방송한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첩보 액션 멜로. 약 1년여 간의 사전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됐고 제작비는 250억 원으로 초대형 규모였다. 대중적인 인기와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주연 이승기, 배수지를 비롯해 신성록, 문정희, 백윤식, 이경영, 문성근, 강경헌 등 강한 존재감을 과시해오던 배우들이 총출동해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했다.

SBS에서 자신한 올해의 대작답게 제작진도 화려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를 연출한 유인식 PD와 장영철, 정경순 부부 작가가 드라마 '자이언트'(2010), '샐러리맨 초한지'(2012), '돈의 화신'(2013) 이후 네 번째로 의기투합해 드라마 팬들의 설렘을 자극했다.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를 통해서는 190여개국에 뻗어나갔다.

그야말로 소문난 잔치였다. 다수의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배가본드'는 화려하고 묵직한 기세를 떨쳤다. 오랜 시간 공을 들였던 모로코, 포르투갈 등 해외 로케이션은 수려한 영상미와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고 배우들이 몸 사리지 않았던 액션씬들은 속도감 있게 영상을 표현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무기회사의 이익 행동이 불러온 민항기 추락 참사로 포문을 열었던 복잡다단한 스토리는 매회 반전을 거듭하며 몰입을 도왔고 인물들의 관계성을 추리하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소시민이 기득권 세력의 각종 비리를 폭로하는 데 이어 거대한 정치적 음모로 사건을 확대한 '배가본드'는 현실 사회에 은근한 일침을 날려왔다.

'배가본드' 제작진은 한국에서 '미국 드라마' 부럽지 않은 역대급 스케일의 작품을 만들겠다고 자신했었다. 참여한 배우들도 대작의 퀄리티를 국내 대중 앞에 선보이겠다는 일념으로 고군분투했다. 마침내 이들은 인터뷰 등을 통해 "원했던 목표에 도달했다"라며 큰 만족감을 보였던 바. 3부로 쪼개 광고를 삽입하는 '꼼수 중간광고', 잦은 결발 등은 '배가본드'가 이룬 결과물에 아쉬운 흠집을 냈지만 시청자들은 '배가본드'의 유의미한 시도에 열광했다.

다만 최종회에서 그려진 엔딩은 다소 김이 빠진 감이 있다. 남녀주인공 이승기, 배수지는 만나지도 못했고 이들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려던 찰나 끝이 났기 때문. 극중 악인들도 마땅한 처벌 없이 악행을 지속하고 있다. 완전하지 못한 열린 결말에 일부 시청자들은 "이게 결말이냐", "힘이 빠진다", "너무 찝찝한 엔딩" 등 강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시즌2가 절실한 상황. 용두사미일지, 혹은 시즌2를 위한 '배가본드'의 큰 그림일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 = SBS 방송화면,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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