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남 "잘 되든 못 되든 내 색깔 만들어 자신 있게 하고팠다"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제 첫 영어앨범이에요. 미국 진출이란 거대한 시작의 느낌보다 시동 건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싱어송라이터 에릭남이 데뷔 첫 영어앨범 'Before We Begin(비포 위 비긴)'을 발매했다. 총 8곡은 설렘, 애틋, 후회 등 다양한 사랑의 순간들을 솔직하게 담고 있다. 미국에서 K팝의 인기를 실감한 에릭남은 지금이 자신의 목표를 이룰 타이밍라고 생각했다.

"가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꼭 이루고 싶었던 게 몇 가지 있어요.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과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요. 왜 지금, 왜 이제 하냐는 질문이 많았어요. 외국에서 K팝 인기가 엄청나잖아요. 지금이 아니면 언제가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여러 K팝 그룹은 잘 알려진 반면 싱어송라이터, 알앤비, 힙합 등 다양하지 않는 점은 아쉬웠어요. 미국 생활도 익숙하니 제가 그 다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 이번 앨범을 내게 됐죠."

타이틀곡 'Congratulations'는 낡고 지난한 연애를 끝내면서 느끼는 해방감을 경쾌하게 풀어낸 '이별축하송'이다. '축하해! 드디어 네가 떠나네. 오늘 밤 파티를 열어 너와 나의 끝에 건배하자'라는 가사에서 이별이 마냥 무거울 필요는 없다는 쿨함과 여유가 느껴진다. 가사는 영어로 쓰고 한국어로 번역한다. "영어 가사의 감정을 어떻게 한국어로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한국어로 바꿨을 때 아예 내용이 바뀌는 경우도 있고요. 한국어로 노래를 부를 땐 창법이나 발음 신경을 많이 쓰는데, 영어로 하니까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에릭남은 미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번 영어앨범에 자신의 감성과 스타일을 오롯이 실었다. 팝 음악을 좋아하는 K팝 가수로 때때로 정체성 혼란이 오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에릭남은 "잘 되든 못 되든 내 색깔 만들어서 자신 있게 해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에릭남은 방송 활동이 늘어날수록 자신을 슬럼프로 몰아넣는 기분이었다. "당시 상도 받고 광고도 찍고 많은 러브콜이 있었지만 이것도 잠깐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건 뭘까' 하는 고민과 방송을 안 하기 시작하면서 '은퇴했냐'는 말까지 들었을 땐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가수, 연예인 생활 하면서 불안정한 것도 많은데 제 자신과 솔직하게 대화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게 답이었죠."

방송을 줄이고 국내 페스티벌을 돌며 기회를 만들어가던 에릭남은 호주, 유럽 등 활동 반경을 넓혀 해외투어도 돌았다. "제 노래를 좋아해주고 따라 불러주고 돈 내고 들어준다는 게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 때도 있죠. 혼자 하는 무대이다 보니 비용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타이트하게 돌아야 하는 게 현실이었는데,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꾸준히 하게 됐어요."

하고 싶은 음악 하며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게 에릭남의 목표다. "최근 아프리카 우간다에 가서 봉사할 기회가 있었어요.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도와드리려고 해요. 많은 사랑을 받을 때 해야 파급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행사철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기회가 있을 때 가야 내가 약속한 대로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았죠. 힘들지만 기회가 있으면 열심히 하고 싶어요."

[사진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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