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마블 영화 연출? 난 불가…딱 붙는 히어로 슈트 참을 수 없어"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봉준호 감독이 마블 영화 연출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19일 (현지시각)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마틴 스콜세지와 프랜시드 포드 코폴라 등의 제작자들이 마블 영화에 비판을 쏟아낸 것에 대해 "나는 두 사람을 존경하면서 영화를 공부했고 그렇게 자랐다. 그래서 그들이 말하는 맥락을 이해하고, 의견을 존중한다. 한편으로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로건', '윈터 솔져' 등을 좋아하기도 한다. 그 영화들에는 멋진 영화적인 순간들이 담겨있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또 마블 영화를 감독할 생각이 있겠냐는 질문에는 "나는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 슈퍼 히어로 영화의 창의성은 존중하지만 현실과 영화에서 딱 맞는 옷을 입은 사람들을 참을 수 없다. 나는 그런 옷을 입지 않을 거고, 딱 달라붙는 옷을 입은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으로 힘들다. 어디를 봐야할지 모르겠고 질식 된 느낌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슈퍼히어로는 몸에 붙는 슈트를 입기 때문에 난 연출할 수 없다. 그 프로젝트를 내게 제안할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매우 박시한 코스튬을 입는 슈퍼히어로가 있다면 아마 시도해볼 수는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나는 매일 '설국열차'로 농담을 하는데, 당신은 이미 마블 영화를 만들지 않았나. 그게 '윈터 솔져2' 아니냐. 거기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있다"라는 농담이 나오자 봉준호는 "'설국열차'? 크리스 에반스는 물고기 위에서 미끄러진다. 나는 그게 마블의 감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재치 있게 되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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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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