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김광현 왜 결승전에 안 나왔을까, 직접 밝힌 이유는?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대만전 명예회복이 필요했던 김광현. 여기에 상대는 그 동안 강한 면모를 뽐냈던 일본이었다. 김경문 감독도 사전에 취재진을 만나 “김광현을 포함 모든 투수들이 대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결국 결승전에서 끝내 김광현의 역동적인 투구폼은 확인할 수 없었다.

김경문호 원투펀치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인 김광현은 지난 12일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만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⅓이닝 8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3실점 충격의 조기 강판을 당했다. 오프닝라운드 2차전 캐나다전(6이닝 1실점)의 기세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부담을 느꼈는지 평소보다 구속이 저하되며 대만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했다.

대만전으로부터 닷새가 흘러 대망의 결승전 날이 밝았다. 언론을 포함 많은 전문가들은 김광현이 선발 양현종의 뒤를 이어 등판, 일본을 상대로 명예 회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일단 4일 휴식을 가졌고, 상대는 ‘일본 킬러’라는 별명을 가져다 준 일본이었다. 경기에 앞서 만난 김 감독도 “선발 양현종이 내려가면 김광현을 포함 모든 투수가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선발 양현종에 이어 이영하-조상우-하재훈이 뒤를 책임졌다. 승기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도 아니었지만 김광현은 그렇게 대만전 1경기로 이번 대회를 아쉽게 마쳤다. 왜 김광현이 결승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일까.

경기 후 만난 김광현은 “감독님께 피곤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중요한 상황이 되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감독님이 관리해주셨다”며 “아무래도 경기를 계속 하면서 결과가 안 좋았다. 많이 아쉬운 대회인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어느 특정 부위가 아픈 건 아니다. 2010년 이후 무려 9년 만에 190이닝을 소화하며 체력에 무리가 갔다. 여기에 올해 팔꿈치 수술 2년차를 보냈다. 그는 “팔이 많이 힘들었다. 10년 만에 190이닝을 던졌다. 시즌 막바지 순위싸움도 중요했다”며 “올해만 야구할 게 아니다. 난 아직 재활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2년 밖에 안 됐기에 휴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를 지켜보는 입장이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경기에 나가고 싶었다”는 김광현은 “어쨌든 우리나라 최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고, 결과가 안 좋게 나왔지만 내가 나갔어도 똑같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올림픽 진출이라는 큰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기회가 있다. 선수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고생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김광현은 지난 16일 슈퍼라운드 한일전 선발로 나섰던 이승호를 향한 진심 어린 조언도 남겼다. 20살의 이승호는 일본전 깜짝 선발로 나서 2이닝 6실점 조기 강판됐다. 김광현은 “승호의 앞으로 야구 생활에 지장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승호에게 이야기했다”며 “나 또한 일본전에서 3이닝 9실점 했던 기억이 있다. 좋은 경험이었다. 야구는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승호가 계속 대표팀에 와서 좋은 피칭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프리미어12 종료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와 오는 2020시즌까지 계약이 돼 있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할 시 구단의 허락이 필요하다. 김광현은 “들어가서 이제 이야기를 해봐야할 것 같다.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가 다시 필요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어쨌뜬 김광현에게 많은 아쉬움이 남는 프리미어12였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앞에서 난조를 보였고, 결승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김광현은 “국제대회에서 아무래도 많은 이닝을 던지다 보니까 몸, 그리고 체력이 좀 달린다는 걸 인식했다”며 “앞으로는 많은 이닝을 더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내년 각오를 밝혔다.

[김광현. 사진 = 일본 도쿄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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