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두산 잊지 않은 고토 코치 "통합우승 보고 정말 기뻤다"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한국과 일본의 슈퍼라운드가 열린 일본 도쿄돔. 멀끔한 정장 차림의 한 신사가 두산 소속 선수들을 차례로 만나 진한 포옹을 나눴다. 지난 시즌 두산 타격 코치를 맡았던 고토 고지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 코치였다.

고토 코치는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2019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의 슈퍼라운드 맞대결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직접 찾았다. 최근 미야자키서 요미우리 마무리캠프를 지도한 고토 코치는 맹장 수술을 받기 위해 잠시 도쿄를 찾았다. 바쁜 일정이었지만 시간을 따로 내서 전 제자들과 현 제자들의 맞대결을 보기로 결심했다. 고토 코치는 지난해 두산 선수들의 타격을 지도하며 팀 타율 1위(.309)를 이끌었다.

코토 코치는 이날 박건우, 허경민, 김재환 등 옛 제자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한국전에 나서는 일본 투수와 관련한 조언도 건넸다. 고토 코치는 “선수들이 내가 맹장 수술 받은 걸 다 알고 있었다. 많이 걱정해줬다”며 “선수들과는 올해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 (양)의지는 따로 일본에 놀러와 같이 밥을 먹었고, (허)경민이는 부인 사진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당연히 두산의 통합우승도 봤다. 지난해 14.5경기 차의 압도적 정규시즌 우승에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던 고토 코치는 “통합우승을 당연히 봤다. 정말 기뻤다”며 “아마 내가 팀을 나가서 우승한 것 같다”고 웃었다.

두산은 이번에도 가장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한 구단이다. 김재환, 허경민이 그 동안 줄곧 활약했고, 고토 코치가 도쿄돔을 찾은 16일 박건우, 박세혁이 모처럼 선발 출격했다. 고토 코치는 “두산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많아 당연히 기쁘다. 또 이정후, 강백호 등 좋은 젊은 선수들도 많이 봤다.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고토 코치와 재회한 두산 선수들도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건우는 “코치님이 두산에 계셨을 때처럼 똑같이 상대 선발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어떤 구종을 많이 던지고 어떤 공에 대비해야 하는지 들었다. 일본 투수들의 제구력이 좋아 적극적으로 치는 게 좋다고 해주셨다”며 “코치님을 만나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고토 코치에게 유독 많은 질문을 한 허경민은 “원체 못했기 때문에 뭐라고 하나 찾아보다는 생각에 질문을 했다. 코치님이 일본 분이지만 미국에서도 타격을 공부하셔서 새로운 이론을 많이 설명해주신다”며 “고토 코치님은 나를 다른 타자가 될 수 있게끔 도와준 분이다. 감사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된다면 그 시작점은 고토 코치님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고토 코치는 “(허)경민이는 원래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올해 두산을 담당하고 계신 코치님이 수준을 더 높여준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오재일도 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한 고토 코치는 “단기전은 실투 싸움이다. 한국과 일본의 좋은 승부를 기대하겠다”라고 두 팀의 명승부를 기원했다. 인터뷰 말미에 한국어로 "한국 화이팅"이라는 응원도 잊지 않았다.

[사진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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