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로터' 장착한 장재석, 추일승 감독 신뢰도 상승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

오리온 빅맨 장재석은 공익근무를 하면서도 농구에 대한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웨이트트레이닝과 함께, 훅슛을 집중 연마했다. 그 결과 KBL 22년 역사상 공익근무 후 최고의 성공 복귀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 시즌 12경기서 24분1초간 10.4점 5.8리바운드 1.7어시스트 1.5스틸이다. 데뷔 후 커리어하이. 그동안 장재석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빅맨이었다. 투지는 넘치지만, 기술이 투박하고, 골밑슛 실수가 잦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격에 대한 적극성, 중거리슛의 정확성 향상이 숙제였다.

과거의 얘기다. 두 시즌의 공백기 후 업그레이드 됐다. 훅슛이 인상적이다. 팔을 쭉 뻗어 정점에서 미는 느낌으로 던진다. 플로터가 연상된다. 점프슛보다 타점이 높다. 자신은 '훅로터(훅슛+플로터)'라고 부른다.

추일승 감독은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던질 거면 투핸드 점프슛을 연습하는 게 낫지 않냐고 했다. 그런데 공익근무기간에 꾸준히 연습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근무 후에 연습을 하지 못하면 근무하기 전 새벽에 체육관에 와서 연습했다"라고 돌아봤다.

장재석은 9일 DB전 직후 "미드레인지슛이 없는 편이라 2년간 공익근무를 하면서 훅슛 연습을 많이 했다. 사실 미드레인지슛을 500개 던지면 훅슛은 50개만 던져도 성공률이 좋았다. 손이 커서 한 손으로 던지는 게 편하다"라고 했다.

본래 러닝 훅슛을 연습했다. 장재석은 "카림 압둘자바가 던졌던 러닝 훅슛은 성공률이 좋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NBA 한 시대를 풍미한 압둘자바는 움직이면서 던지는 훅슛이 일품이었다. 포물선이 높았다.

장재석의 훅슛은 그보다 포물선이 조금 낮고, 어느 시점에선 서서 던진다. 그래도 공을 잡자마자 곧바로 올라갈 수 있다. 리드미컬하게 드리블을 하거나 턴을 하면서 던질 수도 있다. 현재 KBL에서 203cm 장재석의 훅슛을 정상적으로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장재석은 "어느 분이 훅로터(훅슛+플로터)라고 하더라. 블록슛을 피하기 위해 빨리 던지려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훅슛과 플로터의 중간 개념이다. 지금은 오히려 훅슛보다 미드레인지슛 연습을 더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FA 획득 시즌.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었다. 장재석은 "프로라면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는 추일승 감독님의 말이 있었다. 감독님이 믿음을 줬다"라고 말했다. 새 외국선수 보리스 사보비치는 "유럽에서도 본인만의 무기가 확실한 선수가 많은데, 보기에 이상해도 성공률이 높으면 유지해야 한다"라고 했다. 최진수는 "신기하다. 안 들어갈 것 같은데 들어간다"라고 했다.

그동안 장재석의 별명은 '바레장재석'이었다. 그러나 최근 절친 이대성(KCC)이 "바레장재석은 좀 아니지 않나. 별명을 좀 바꿔라"고 했다. '카림 압둘재석'이라고 불리면 어떨까. 장재석은 "그 별명은 좀 웃기긴 하다. 바레장도 좋아하지만, 더 잘해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라고 했다.

추 감독은 장재석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 "프로선수가 나이를 먹고 기량을 발전시키는 게 쉽지 않다. 나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재석이는 해내더라. 슛이나 드리블할 때 리듬이 같은 경우가 있는데, 그 타이밍만 다르게 가져가면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했다.

[장재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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