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을잡아라' 문근영, 역시 연기퀸! 완벽한 1인2역 오열 연기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 문근영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12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유령을 잡아라' 8화에서는 유령(문근영), 유진(문근영) 자매가 헤어지게 된 과거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유령, 고지석(김선호)은 서로의 곁을 떠나 각각 지하철 경찰대 1반과 2반에서 수사 업무를 담당하며 서로를 그리워하던 중 자폐아 박정훈(나도율)의 실종 사건을 맡게 됐다. 뜻하지 않은 두 사람의 공조가 이뤄진 가운데 유령은 박정훈을 통해 지하철에서 실종된 동생 유진을, 박정훈 부친(전진기)에게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와 함께 유령이 유진을 잃어버렸던 마지막 모습이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거 유령이 자장면 배달을 나가면 동생 유진이 분란을 일으켜 내쫓기는 것은 기본, 데이트를 하는 와중에도 유령 곁에는 항상 유진이 함께 했다. 특히 동생이 자폐아이기 때문에 겪었던 비참한 수모와 멸시는 어린 유령이 감당하기에 너무 버거웠다. 결국 벗어날 수 없는 족쇄처럼 느껴진 동생을 향해 “네가 없어져버렸음 좋겠어”라고 소리친 뒤 그를 지하철에 남겨둔 채 도망치듯 내린 유령의 모습은 반전의 충격과 함께 안쓰러움을 선사했다. 이후 자신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동생이기에 “제 동생 좀 찾아주세요.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며 역사 안을 미친 듯 찾아 다니는 유령의 절박한 모습이 동생을 향한 사무치는 죄책감을 드러내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때문에 “자폐아 보호자는 자폐아랑 떨어지지 않아. 가족이 둘뿐이었지? 것도 둘이 동갑에다. 너한테 동생은 무거운 짐이었을 것 같은데”라는 하마리(정유진)의 비수 같은 말과 아들의 실종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오늘은 장사하면 안 됩니까?”라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장사를 준비하는 박정훈 부친의 말은 마치 유령의 심장을 도려내듯 폐부를 찌르는 아픔을 안겼다. 이에 유령이 왜 그토록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사소한 사건도 자신의 일처럼 솔선수범하게 됐는지 깨닫게 했다. 이렇듯 죄책감에 시달리는 유령의 걷잡을 수 없는 슬픔과 박정훈을 애타게 찾는 유령의 간절함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 같은 반전의 사연과 함께 복잡다단한 감정과 깊은 사연을 지닌 ‘유령-유진 자매’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문근영의 명품 연기는 시선을 강탈하기에 충분했다. 주르륵 떨어지는 눈물부터 치솟는 슬픔, 폭발하듯 쏟아내는 오열까지 휘몰아치는 감정을 생생하게 표현한 문근영은 21년 연기 공력의 모든 것을 쏟아낸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특히 방송 말미 고통, 슬픔, 죄책감 등 유령의 응축된 감정이 봇물처럼 터진 엔딩은 시청자를 극으로 끌어당기며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래!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다고! 나 평생 너만 봤잖아. 나도 세상이 보고 싶었단 말이야! 미안해. 너도 나만 봤는데 근데 그땐 그게 너무 힘들었어”라고 속죄하는 유령의 모습이 절절하게 펼쳐졌다. 특히 지하철에서 유진을 찾아 헤매는 유령의 과거 모습과 쓰레기 더미에서 메뚜기떼 리더 태웅(김건우)이 버린 가방을 필사적으로 찾는 유령의 현재 모습이 오버랩, 보는 이를 더욱 울컥하게 만들었다. 눈앞에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가 유령의 막막한 삶을 엿보게 하는 등 서로의 삶에 단 둘밖에 없었던 자매의 비극이 압도적인 몰입도를 선사했다. 또한 고지석이 이런 유령의 모습을 발견, “내가 잘못했다. 세상이 보고 싶었다”는 그의 말을 되새기는 가운데 과연 유령이 유진을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높였다.

[사진 = tvN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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