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코드 소정 "9월 3일, 이젠 내 생일 아닌 권리세‧은비 떠난 날" 슬픈 고백('아이콘택트')[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잊을 수 없는 사고. 걸그룹 레이디스코드가 멤버 은비, 권리세를 떠나보낸 지난 2014년 9월 3일 교통사고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11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는 걸그룹 레이디스코드 애슐리, 소정, 주니가 출연했다. 당시 교통사고로 은비는 당일인 3일, 권리세는 7일 세상을 떠났다.

이날 애슐리는 "9월 3일이 소정이의 생일이지만…. 은비의 기일이다. 소정이가 내색은 안 했지만 혼자 울고 그랬던 걸 다 알거든. 그게 느껴져, 소정이도 100% 기뻐하지는 못 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 당연히 모든 사람에게 제일 행복한 날이어야 하는데"며 말문을 열었다.

"팬들이 먼저 SNS에 '소정이 생일 축하해'라고 올리고 바로 뒤에 '오늘 은비 기일이다'라고 올리는 걸 보면 뭔가"며 말을 잇지 못하는 애슐리의 모습에 주니는 눈물을 보였다.

또 애슐리는 "소정이는 눈치도 봐야 되고 은비, 리세 생각도 많이 나고. 그러니까 소정이도 그걸 아는 것 같아. 평생 안고 가야 할 마음의 짐이라는 걸. 진짜 힘들었을 텐데"며 "사고 이후 5년간 소정이한테 그 사고에 대해서 얘기를 한 적이 없었다. 근데 소정이 탓이 아니었잖아. 소정이도 마음이 무겁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자기 생일을 축복 받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함께 하는 거에 대해서 죄책감이나 무거운 마음이 조금이라도 덜했으면 좋겠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소정도 '그 날'을 떠올렸다. 그는 "그날 우리가 방송을 하고 행사를 하러 멀리 갔었는데 비가 되게 많이 왔다"며 "올라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에 갔다 왔는데 나만 놓고 차가 없어져 비를 맞으면서 찾아다녔는데 갑자기 나타났다. 그래서 문을 열었는데 멤버들이 초코과자 쌓아서 케이크 만들어가지고 촛불 켜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더라고"고 5년 전 생일을 떠올렸다.

이어 소정은 "그 후 너무 피곤해서 잠들었다. 나는 솔직히 기억은 거기까지다. 사고 후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때 매니저가 주니보고 '멤버들 괜찮냐? 깨워보라'고 그랬는데. 내가 많이 다쳐서 얼굴이 안 보였을 거다. 그래서 주니가 너무 무서웠었다고, 쳐다볼 수가 없었다고"며 "나는 자다가 사고를 당해서 상반신을 많이 다쳤다. 그래서 쇼크가 온 거지. 머리를 세게 부딪치면서. 그때 얼굴이 깨지고, 입술이 뒤집어지고, 쇄골 깨지고, 갈비뼈에 다 멍이 들었었는데 특히 오른쪽 얼굴뼈가 조각이 났었다. 그래서 그걸 빨리 붙여야 하는데 얼굴이 많이 부어서 수술할 수 없다고 해서 한 3~4일 정도 그냥 누워있었다"고 당시 상태를 공개했다.

그리고 전해진 멤버들의 비보. 소정은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물어보지도 못하고, 아무도 얘기 안 해줘서 뭔 일이 있구나. 그렇게만. 이게 까먹어지면 좋을 텐데"며 "그때 '세상에서 이런 고통이 있구나'라는 것을 처음 느꼈다. 아무 소식도 모를 때 '진짜 너무 너무 미치겠다. 어떻게 이렇게 아프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멤버들의 소식을 알게 되니까. 그것마저 사치라고 느껴졌다. 아프다고 생각했던 것도 잘못된 거고"며 "애슐리 언니나 주니가 훨씬 더 심했을 거다. 트라우마는. 나는 사고 현장을 못 봤잖아. 근데 둘은 다 봤으니까. 사진처럼 남아있을 것 같은 거야. 그 장면이"고 토로했다.

남은 멤버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또 위로하며 버텨왔다. 애슐리는 소정에게 "네가 너의 생일을 온전히, 무거운 마음 없이 좀 더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거든"고 얘기했다.

애슐리는 "솔직하게 9월 3일이 되면 어때? 어떤 생각이 제일 먼저 들어?"라고 물었고, 소정은 "내 생일이라고 적어는 놓는데 8월 마지막 주쯤 되면 '이번에는 리세, 은비 언니들한테 언제 가지?' 솔직히 이 생각을 먼저 한다"고 답했다.

소정은 이어 "2015년 9월 3일에 언니들한테 간 적이 있는데 갔다 와서 아무것도 못하겠는 거야. 은비 언니 추모 글들이 달리고 나한테는 생일 축하한다는 글들이 달리는 자체가 너무 힘들어서 그날은 그냥"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소정은 "나는 그날 이후로 '나에게 9월 3일은 생일이 아니구나'라고 생각 하고 있다. 왜냐면. 축하받아야 될 날이 아니니까. 오전에는 은비 언니 보러 갔다가 저녁에는 생일 파티하면 이상하잖아. 그 주간이 되게 힘들거든. 뭔가를. 하기가 힘들고, 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있고. 생일은 슬픈 날이지"고 덧붙였다.

[사진 = 채널A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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