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정희, 알츠하이머 투병 中…"10년 전 증상 시작"

[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중견 배우 윤정희(76)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3)가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을 전했다.

10일 백건우는 딸 진희씨와 함께 진행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정희에게 10년 전 시작된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각해졌다. 안쓰럽고 안된 그 사람을 위해 가장 편한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고백했다.

윤정희의 증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묻는 질문에 백건우는 "연주복을 싸서 공연장으로 가는데 우리가 왜 가고 있냐고 묻는 식이었다. 대답을 해줘도 도착하면 또 잊어버렸다.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한 100번은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백건우는 "아침에 일어나면 접시에 약을 골라서 놓고, 먹을 걸 다 사와서 먹여주고 했다. 그 사람이 요리하는 법도 잊어서 재료를 막 섞어놓고 했으니까. 밥 먹고 치우고 나면 다시 밥 먹자고 하는 정도까지 됐었다. 딸을 봐도 자신의 막내 동생과 분간을 못했다. 처음에는 나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딸 진희씨 또한 엄마와의 일을 회상하며 "나를 못 알아볼 때가 정말 힘들었다. 내가 '엄마' 하면 '나를 왜 엄마라 부르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내가 '여기 내 턱밑에 바이올린 자국 봐봐. 엄마 딸 바이올린 했잖아. 이 자국이 있으면 딸인 줄 아세요' 했다. 지금은 엄마가 머무는 곳에 엄마가 익숙한 사진과 십자가, 옛날 잡지 같은 것을 가져다 놨다. 5월부터 요양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제 많이 편해지셨다"고 전했다.

또한 백건우는 윤정희의 현재 상태를 언급하며 "올 초에 한국에 들어와 머물 곳을 찾아봤다. 하지만 한국에서 너무 알려진 사람이라 머물 곳을 찾기 쉽지 않았다. 그때 고맙게도 딸 진희가 돌봐줄 수 있겠다 해서 옆집에 모든 것을 가져다 놓고 평안히 지낸다. 지금은 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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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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