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욕 활활' 이재영 "GS 1라운드 전승, 날 불타오르게 한다"

[마이데일리 = 화성 이후광 기자] "저를 불타오르게 하는데요?"

흥국생명은 지난 7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원정경기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1라운드를 3승 2패(승점 10)로 마친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을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단독 선두 GS칼텍스와의 승점 차이는 5점이다.

이재영이 승리의 주역이었다. 이날 40.68%의 공격 성공률과 함께 양 팀 최다인 26점을 올리며 에이스의 면모를 뽐냈다. 수비에서도 리시브 효율 59.26%를 기록하며 공인구 변화에 끄떡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영은 득점 3위(115점, 토종 1위), 공격 성공률 5위(39.31%, 토종 3위), 리시브효율 4위(43.66%, 레프트 1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경기 후 만난 이재영은 “작년과 너무 똑같은 흐름이다. 지난 시즌에도 우리를 우승후보라고 했는데 1라운드에 잘하지 못했다”며 “미팅에서 언니들과 왜 작년과 똑같은 흐름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은 조금 힘들지만 나중에 분명 웃을 수 있으니 좀 더 힘내자는 말을 많이 했다”고 1라운드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오프시즌 국가대표 차출과 팀 내 가장 높은 점유율로 힘들 법도 하지만 이재영에게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재영은 “오히려 난 바쁜 게 더 좋다. 한가하면 잡생각이 많이 난다. 정신 없이 시즌이 흘러가는 게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재영은 V리그 여자부 5개 구단의 ‘공공의 적’이다. 흥국생명을 만나는 모든 감독들은 외인보다 이재영을 막아야 승산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이재영을 오히려 더 자극시킨다. 이재영은 “저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잘하면 스트레스가 없는데 못하는 경기도 있다”며 “상대가 나를 준비하면 난 더 준비할 것이다. 기업은행전을 앞두고 8일 휴식 때도 정말 악착같이 준비했다”고 했다.

이재영의 2라운드 목표는 공격력 보완과 GS칼텍스전 승리다. 이재영은 “결정력을 좀 더 높여야 한다. 우리 팀 블로킹이 정말 높기 때문에 그걸 살리기 위해 다른 것들을 보완해야 한다. 1라운드보다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또한 1라운드에서 10년 만에 라운드 전승을 거둔 GS칼텍스를 향해 “2라운드에는 무조건 잡겠다. 나의 승부욕을 불타오르게 한 팀”이라고 웃으며 “작년에도 GS칼텍스가 1라운드에서 질했다. 그러나 올해도 마지막에는 우리가 웃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재영의 이번 시즌 또 다른 과제는 신장 2m가 넘는 장신 선수의 벽을 뚫는 것이다. GS칼텍스 러츠, KGC인삼공사 디우프의 높이가 만만치 않다. “내가 난쟁이가 된 기분”이라고 운을 뗀 이재영은 “대표팀에서도 러시아, 브라질 등 그런 블로킹을 많이 겪었다. 물론 러츠, 디우프를 만나 의식을 많이 했지만 그냥 나답게 때리려고 한다. 극복해야할 내 운명이다”라고 말했다.

[이재영. 사진 = KOVO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