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의 바람 "내년에는 날 대신할 4번이 나왔으면"

[마이데일리 = 광주 이후광 기자] KIA 베테랑타자 최형우(36)가 2020시즌에는 자신을 대신할 4번타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도 묵묵히 KIA 4번 자리를 지키며 136경기 타율 .300 17홈런 86타점을 남겼다. 2017년 KIA 입단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지만 그래도 감독의 자진사퇴, 공인구 반발계수 감소, 세대교체의 바람 등 각종 변수를 극복하며 7년 연속 3할 타율을 이뤄냈다. 나지완, 김주찬, 김선빈 등 베테랑 동료들이 부침을 겪은 것과 달리 꾸준히 4번타자로 나서며 라인업에 부쩍 늘어난 어린 선수들을 이끌었다.

지난 5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대강당에서 열린 맷 윌리엄스 감독 취임식에서 만난 최형우는 “베테랑, 어린 선수 할 것 없이 내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나도 내년에 못하면 바로 도태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 외인감독님 아래 선수들이 더 자극을 받으며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다”고 윌리엄스 신임 감독과 함께하는 2020시즌을 그렸다.

최형우의 구단 최초 외인 감독을 향한 기대감은 남달랐다. 제리 로이스터, 트레이 힐만 감독 등 이전에 KBO리그를 거쳐간 외인 감독들의 좋은 평판이 작용했다. 최형우는 “다른 팀에 외인 감독님이 오셨을 때 단 한 명도 안 좋게 이야기한 선수가 없었다. 다들 너무 좋게 이야기해줬다”며 “아무래도 한국인 감독님보다는 다가가는 게 더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선수들 모두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윌리엄스 감독은 직접 적은 취임사를 통해 향후 3년 동안 KIA에 입힐 컬러를 대략적으로 설명했다. 최형우가 가장 인상 깊게 느낀 대목은 ‘정신력 강조’였다. 윌리엄스 감독이 “야구는 정신력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경기다. 필드에서 뛰는 모든 순간 강한 마음가짐과 승리한다는 생각을 갖고 뛰길 기대한다”고 강조한 부분과 관련해 최형우는 “마음가짐을 저렇게 가지면 조금이나마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최형우는 2020시즌 KIA가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 성공적인 리빌딩을 하길 희망했다. 이미 4번 자리에 대한 욕심은 버린 지 오래다. “원래부터 4번은 크게 집착하지 않았다”고 말한 최형우는 “내가 4번을 치지 않는 게 더 좋은 그림이다. 그만큼 괜찮은 후배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후배들이 다 잘하고 있다. 누구라도 (내 뒤를 이어) 4번을 칠 타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형우는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안치홍-김선빈 키스톤콤비와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최형우는 “구단 대표님에게 두 선수를 꼭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며 두 선수의 원소속팀 잔류를 기원했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KIA 타이거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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