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민 "펜벤다졸 4주 복용, 건강 호전"…식약처 입장은? "심각한 부작용 있어"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폐암 4기를 선고받은 개그맨 김철민이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 복용 효과를 봤다고 후기를 전한 가운데,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복용 자제를 권고했다.

김철민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펜벤다졸 복용 후기를 밝혔다. 앞서 9월 김철민은 온라인상에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영상이 확산되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모험 한 번 해볼까 한다"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펜벤다졸은 개 구충제로 사용되는 벤즈이미다졸의 일종으로 위장에 기생하는 원충, 회충, 구충, 기생충, 촌충 등의 박멸에 사용된다.

이후 김철민은 실제로 4주 동안 복용한 후기를 전하며, 화제를 일으켰다. 그는 "원자력 병원 방사선 치료 17차 하러 왔다. 펜벤다졸 4주 차 복용. 통증이 반으로 줄었고 혈액검사가 정상으로 나왔다"며 호전 효과를 봤다고 주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와 함께 공개한 셀카 속 김철민은 한층 밝은 모습을 드러내며 관심을 더했다.

이처럼 김철민의 후기로 펜벤다졸 복용 효과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한편, 식약처는 주의를 당부했다.

식약처와 대한암학회는 28일 "펜벤다졸을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어 "항암제 등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돼야 하는데 최근 SNS 등을 통해 확산 중인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는 세포와 동물 대상 연구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구충 효과를 내는 낮은 용량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항암 효과를 위해 고용량을 장기간 투여할 경우 혈액과 신경, 간 등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펜벤다졸과 같거나 유사한 작용으로 사람에게 허가된 의약품이 이미 여러 종류 나와 있다"라고 알리기도 했다.

펜벤다졸은 암세포의 골격을 만드는 세포 내 기관을 억제해 항암효과를 나타내는데, 이러한 작용으로 허가된 의약품으로는 빈크리스틴, 빈블라스틴, 비노렐빈이 있다고. 또 유사한 작용으로 허가된 의약품 성분은 파클리탁셀과 도세탁셀이 있다.

전문가들은 "펜벤다졸이 구충 효과를 나타내는 낮은 용량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항암효과를 위해서는 고용량, 장기간 투여해야 하므로 혈액,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 = 김철민 페이스북]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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