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통합우승의 열쇠, '좌완 포비아' 극복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한국시리즈에선 분명 달라야 한다. 에릭 요키시, 이승호, 이영준, 오주원 등 좌완이 즐비한 키움을 상대로 또 다시 ‘포비아’에 시달린다면 3년만의 통합우승 도전이 힘겨워진다.

두산은 좌타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팀이다. 좌타자만으로 충분히 위협적인 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 통계적으로 좌타자는 좌완투수에 약하지만 두산은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좌완 상대로도 강세를 보였다. 2015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두산 타선의 4시즌 좌완 상대 타율은 .302로 리그 1위다. 박건우, 허경민, 김재호 등 우타자의 기록이 합산됐지만 좌타의 성적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좌완투수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다. 좌완 상대 타율은 .248로 리그 최하위 SK(.238)에 이어 9위. 좌타자가 좌완에 약하다는 통계가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김재환(.243), 류지혁(.246), 박세혁(.190), 오재원(.118), 오재일(.245), 정수빈(.213), 최주환(.265) 등 주축 왼손들이 모두 좌완에 고전했다. 좌타자 중에는 호세 페르난데스만이 타율 .311로 공략을 잘했다.

당연히 올 시즌 좌완투수에게 꽁꽁 묶여 고전한 기억이 많다. 특히 키움 왼손에 유독 약했다. 에릭 요키시에게 6월 9일 첫 완봉승을 비롯해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3.19, 이승호에겐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2로 당했다. 그 외 불펜에도 오주원, 이영준, 김성민 등이 있어 선발이 내려간 뒤에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키움이 1차전 선발로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 아닌 요키시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을에는 반드시 좌완 포피아를 극복해야 한다.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 과정을 보면 좌완이 모두 제 역할을 해냈다. 요키시는 준플레이오프 부진을 딛고 플레이오프 3차전서 4⅔이닝 1실점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의 디딤돌을 놨고, 이승호도 1차전 삼진 1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주원, 이영준, 김성민은 플레이오프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희망이 있다면 후반기 들어 그래도 좌완을 만나 감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 8월부터 좌완 상대 타율은 .269로 리그 4위까지 도약했다. 김태형 감독 또한 이번 시리즈 준비기간 동안 좌완 포비아 극복에 남다른 힘을 쏟았다. 당장 1차전부터 요키시를 상대로 어떤 타격을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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