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복귀’ 김상규 “어깨상태 60%, 첫 단추 잘 채웠다”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던 상황. 울산 현대모비스 포워드 김상규(30, 201cm)가 마침내 이적 후 처음 코트에 들어섰고, 깔끔한 슛 감각으로 팀의 시즌 첫 승에도 기여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접전 끝에 77-76으로 승, 개막 3연패 사슬을 끊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이대성, 김상규가 나란히 돌아왔다. 이대성은 홈 개막전 이후 13일만의 출전, 이적생 김상규는 올 시즌 첫 출전이었다.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경기 직전까지만 해도 김상규의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다. 경기력에 큰 영향을 받는 어깨부상을 당했던 데다 통증도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유재학 감독 역시 “여전히 통증이 있지만, 스스로 합류를 원했다.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없는 것보단 낫겠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와야 숨통이 트일 것 같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2쿼터에 교체 투입된 김상규는 2개의 3점슛을 모두 성공시키며 현대모비스의 추격에 힘을 보탰다. 김상규는 3쿼터에도 부드러운 슛 터치로 1개의 3점슛을 추가했고, 4쿼터에는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며 현대모비스의 승리에 기여했다.

김상규는 이날 승부처인 4쿼터에 10분을 모두 소화하는 등 25분 34초 동안 11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 이적 후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셈이다.

“생각보다 많이 뛰었는데 워낙 1승이 급했다. (동료들과)조금 더 손발이 맞아야 한다”라고 운을 뗀 유재학 감독은 “희한한 선수다. 경기감각이 없었는데 과감히 (슛을)던진 것을 보면 배짱이 있는 것 같다. 수비에서도 구멍이 없었다”라며 김상규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했다.

현대모비스는 오용준의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은 가운데 성장세를 기대했던 배수용의 공격력도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김상규의 복귀가 반가운 이유다. 또한 함지훈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상규는 “출전 여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쉬는 동안 막연히 쉰 것은 아니었다. D리그 선수들과 훈련을 했고, 공도 만져서 무리 없이 뛸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 어깨상태가 60% 정도밖에 안 된다. 계속 쉰다고 낫는 것도 아니어서 복귀했는데 안 다치고 잘 치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상규는 이어 “특정상황에서 다친 게 아니다. 만성으로 (부상이)와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잊었다.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왔다. 통증은 신경 안 쓰려고 했고, 안 들어가도 부담 없이 뛰자는 마음으로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베테랑 문태종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 스몰포워드 전력이 약해진 현대모비스는 인천 전자랜드와의 FA 협상이 결렬된 김상규를 영입하며 전력 약화를 최소화했다.

보수총액 4억 2,000만원이라는 거액을 안기는 등 현대모비스로선 김상규에 기대하는 바가 컸다. 시즌 개막을 함께하지 못해 느낀 아쉬움도 있었을 터. 김상규는 이에 대해 “팀이 이겼으면 몰라도 계속 져서 더 빨리 복귀하고 싶었다. 다행히 첫 단추를 잘 채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상규.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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