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더비' 임박…김종민 "이전 일은 잊자"-박미희 "똑같은 외인"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이른바 ‘테일러 더비’를 앞둔 인천 계양체육관에 평소와 다른 전운이 감돌고 있다.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는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개막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리턴매치가 시즌 첫 경기부터 성사됐다. 정규시즌에선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에 4승 2패 우위를 점했지만 정규시즌 우승팀 흥국생명이 챔프전에서 도로공사를 3승 1패로 꺾고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주요 관전 포인트는 도로공사의 대체 외인 테일러 쿡의 활약 여부다. 도로공사는 기존 외인 앳킨슨이 훈련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하며 2015-2016, 2017-2018시즌 흥국생명에서 V리그를 경험한 테일러를 데려왔다. 그러나 두 차례 모두 부상과 심리적인 문제로 풀타임 소화에 실패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미디어데이서 “흥국생명에서 그 동안 힘든 일 중 하나가 테일러와 관련이 있다. 도로공사를 꼭 이기고 싶은 이유기도 하다”라고 신경전을 펼쳤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았지만 테일러는 이날 도로공사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에 앞서 만난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열흘 호흡을 맞춰봤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했다. 물론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기량이 괜찮은 선수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상대를 너무 이기려고 욕심내지 말아라’, ‘편하게 하자’는 조언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테일러의 부상 없는 풀타임 시즌을 기원했다. “선수를 편하게 해줘야 하는 게 내 입장”이라는 김 감독은 “그 전 일은 잊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선수가 하기 나름이다. 부상 없이 끌고 가겠다. 선수는 생각보다 성실하다”라고 했다.

테일러를 오랜 만에 만나는 박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박 감독은 “유쾌하지 않지만 신경은 쓰지 않겠다”고 했다. 테일러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 감독은 “특별히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상대의 똑같은 외인일 뿐”이라며 “아무래도 관심이 많이 모아지고 있는 게 썩 유쾌하진 않다. 그러나 신경 쓰지 않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흥국생명 시절의 테일러 쿡. 사진 = KOVO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