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가수협회 "故 설리, 왜 떠나야 했나…이제 마음껏 노래하길" 추모사 [전문]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사)대한가수협회(회장 이자연)가 가수 설리(25·본명 최진리)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추모사를 전했다.

대한가수협회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우리는 또 한사람의 동료, 후배를 떠나보내며 무너지는 가슴을 애써 부여잡습니다"라며 "같은 무대에서 눈 맞추며 미소로 안부를 묻던 고 설리(최진리)양의 비보를 접하고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그녀가 우리의 곁을 떠나야 하는지, 왜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라며 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마음을,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일이 고통이 되고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진정 노래를 내려놓겠습니다"라며 "우리는 좀 더 그녀를 붙잡고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아니, 그녀에게 좀 더 살갑게 다가갔어야 했습니다. 꼬리를 무는 후회에 가슴을 칠 수밖에 없는 무력함이 원망스럽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슬픔은 남아있는 자의 몫"이라면서 "분노를 떨치고 일어나, 다시는 오늘과 유사한 비극에 노출되는 동료, 선후배가 없도록 대한가수협회 내에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정신건강 및 법률 지원 등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아울러 소양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의 기회와 장을 넓히고 회원들의 안위를 살피는 일에 더욱 매진하여 서로를 보듬으며 아픔은 나누고 기쁨은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가겠습니다"라며 국내 문화 정책을 주도하는 책임부처에 현실적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호소했다.

설리는 지난 14일 향년 25세로 세상을 떠났다. 대중을 비롯해 연예계가 침통한 분위기에 빠진 가운데, 유가족의 뜻에 따라 팬 조문을 위한 빈소 장소 공개를 제외하고 장례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17일 오전 서울 한 병원의 장례식장에서는 설리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하 대한가수협회 추모사 전문.

(사)대한가수협회가 고 설리(최진리)양을 떠나보내며.....

오늘 우리는 또 한사람의 동료, 후배를 떠나보내며 무너지는 가슴을 애써 부여잡습니다.

같은 무대에서 눈 맞추며 미소로 안부를 묻던 고 설리(최진리)양의 비보를 접하고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그녀가 우리의 곁을 떠나야 하는지, 왜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

마음을,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일이 고통이 되고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는 진정 노래를 내려놓겠습니다. 노래하는 가수이기 전에 누구의 누이, 언니, 동생, 소중한 자식이었을 고 설리양이 왜 비보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좀 더 그녀를 붙잡고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아니, 그녀에게 좀 더 살갑게 다가갔어야 했습니다. 꼬리를 무는 후회에 가슴을 칠 수밖에 없는 무력함이 원망스럽습니다. 슬픔은 남아있는 자의 몫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의 이 슬픔을 오래 간직하지 않으려 합니다.

분노를 떨치고 일어나, 다시는 오늘과 유사한 비극에 노출되는 동료, 선후배가 없도록 대한가수협회 내에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정신건강 및 법률 지원 등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아울러 소양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의 기회와 장을 넓히고 회원들의 안위를 살피는 일에 더욱 매진하여 서로를 보듬으며 아픔은 나누고 기쁨은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가겠습니다. 그것만이 고 설리양이 우리에게 준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문화 정책을 주도하는 책임부처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한류의 선봉이요, 음악의 꽃인 우리 가수를 비롯하여 문화 예술에 종사하는 이들의 비극적 사례가 재발하고 있음에도 마땅한 대안을 내 놓지 못하는 무능을 인정하고 즉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고 설리양의 명복을 빌며, 비방과 혐오가 없는 그곳에서 마음껏 노래 부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고 설리(최진리)양을 사랑하는 (사)대한가수협회 회장 이자연과 회원 일동.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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