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키움 하위타선의 재발견, 명품조연으로 우뚝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위타선의 재발견이다.

키움 불펜이 이번 포스트시즌서 주목을 받는다. 장정석 감독의 현란한 운용과 함께 당당히 주연으로 거듭났다. 여기에 서건창~김하성~이정후~박병호~제리 샌즈로 이어지는 1~5번 타순의 핵심 타자들, 제이크 브리검~에릭 요키시~최원태~이승호로 이어지는 선발투수들은 키움의 얼굴이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선수들이 하위타선에 배치되는 타자들이다. 주축 타자들보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정규시즌 실적도, 이름값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SK와의 플레이오프서는 '명품 조연'으로 인정 받아도 된다.

1차전 6~9번 타순은 이지영~장영석~김혜성~박정음이었다. 이지영이 2안타 2볼넷으로 네 차례 출루했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웅빈~김규민~이지영~김혜성으로 구성된 2차전 6~9번 타순은 실제적으로 키움 공격을 이끌었다.

0-3으로 뒤진 4회초 2사 1루서 김웅빈의 1타점 좌전적시타, 김규민의 좌중간 2타점 동점적시타가 시작이었다. 5회초에는 9번 김혜성이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중간 2루타를 날린 뒤 서건창의 우전안타에 역전득점을 올렸다. 6-7로 뒤진 8회초에는 1사 후 김웅빈의 번트안타에 이어 김규민의 우선상 2루타에 이지영의 1타점 동점 중전적시타, 대타 송성문의 1타점 우선상 2루타로 승부를 갈랐다.

키움 하위타선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서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기본적으로 키움 공격은 핵심 5인방이 이끌어가는 게 맞다. 실제 4차전의 경우 5인방이 8안타 7타점을 합작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매 경기 상대 배터리의 집중견제를 받는다. 단기전은 더욱 강도가 심하다. 항상 핵심타자들이 잘 치는 건 불가능하다. 때문에 승부처를 지배하는 영웅이 매 경기 바뀌어야, 때로는 하위타선에서 결정적 한 방이 나와야 진정한 강팀이다. 키움 하위타선은 플레이오프 2차전서 역량을 입증했다. 개인 기록을 떠나 중요한 순간에 팀에 필요한 타격을 했다.

올 시즌 키움 하위타선은 당일 컨디션, 데이터에 따라 매 경기 조금씩 조정됐다. 임병욱이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김규민이 주전으로 나선다. 그러나 14일 플레이오프 1차전처럼 박정음도 주전으로 나설 수 있다.

확실한 주인이 없는 3루의 경우 준플레이오프는 김웅빈이 주전이었다. 그러나 한 방이 있는 장영석, 중요한 순간에 움츠러들지 않는 송성문도 있다. 포수의 경우 정상 출전하기 힘든 박동원 대신 이지영이 매 경기 주전으로 나선다. 주효상도 언제든 활용 가능하다.

하위타순에 들어서는 타자들의 자연스러운 경쟁과 함께 중심타선과의 시너지효과까지 누린다. 강병식 타격코치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도 무시할 수 없다. 키움은 불펜이 탄탄하다. 경기 후반에는 하위타선이라고 해도 타자들의 공격 응집력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키움 하위타선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명품 조연으로 거듭났다.

[위에서부터 김규민, 김웅빈, 송성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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