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차전] ‘역전승했지만…’ 키움, 곱씹어봐야 할 조상우 투입 시점

[마이데일리 = 인천 최창환 기자] 조상우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서였을까. 이유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키움의 투수 교체는 한 템포 늦었다. 타선이 뒷심을 발휘해 역전승을 따냈지만, 위기를 자초한 상황에 대해선 분명 곱씹을 필요가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키움은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 2014시즌(당시 넥센) 이후 5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 남겨뒀다.

키움은 6-6으로 맞선 7회말에 의외의 선택을 했다. 김상수의 뒤를 잇는 5번째 투수로 김동준을 택한 것. 장정석 감독이 경기 전 “조상우는 안우진과 더불어 히든카드다. 어제처럼(1차전) 한 템포 빨리 등판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던 것을 감안하면, 의아한 선택이었다.

물론 키움 코칭스태프도 다방면으로 고민한 끝에 내린 선택이었을 터. SK의 공격이 하위타선(8번타자 김성현)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 조상우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키움 입장에서는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항목이었다.

하지만 키움의 플랜은 꼬였다. 키움은 선두타자 김성현에게 좌전안타를 내줬고, 이어 노수광이 허를 찌르는 강공을 택해 무사 1, 3루까지 몰렸다. 결국 키움은 아웃카운트를 덜어주지 못한 것은 물론, 최악의 상황서 조상우를 투입해야 했다.

조상우는 실점 위기서 분전했다. 비록 김강민에게 유격수 땅볼을 내줬을 때 3루 주자 김성현에게 득점을 허용해 주도권을 넘겨줬지만, 1사 3루서 한동민-최정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키움이 6-7로 맞은 8회초 2득점, 주도권을 되찾은 원동력을 수 있었던 데에는 대량 실점 위기서 실점을 최소화시킨 조상우의 공도 있었다.

그러나 자칫 8회초 타선의 응집력이 발휘되지 않았다면, 한 템포 늦게 조상우를 투입했던 것은 키움 입장에선 돌이킬 수 없는 패착으로 남을 수 있었다. 2승, 1승 1패는 안방으로 돌아가는 키움 선수단이 체감하는 크기가 전혀 다른 전적이다.

키움은 화력을 바탕으로 적지에서 열린 2경기 모두 따내며 대단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오는 16일 휴식을 취한 후 3차전을 맞이하게 돼 불펜이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도 갖게 됐다.

4차전에서도 조상우를 투입해야 할 시점이 온다면? 믿고 있는 히든카드는 한 템포 더 빨리 투입해야 불씨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다. 한국시리즈를 눈앞에 둔 키움이 2차전을 복기하며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조상우.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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