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방송인 오정연이 악플러들을 향해 일침을 가하며, 소신을 밝혔다.

오정연은 15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故 설리의 죽음에 화두로 떠오른 무분별한 악플러들의 행태를 비판,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특히 오정연은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 판정 근거는 '표현의 자유 제한'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다. 실명으로는 표현 못 할 정도의 부끄러운 글을 굳이 공론의 장에 펼쳐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무분별한)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하에 그간 몇 명의 꽃다운 생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끝내 아스러져버렸다. 극단적인 선택까진 차마 못 하더라도 억울한 고통에 시달리고 속으로 울부짖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다 헤아릴 수도 없다. 나도 그랬고, 수많은 아나운서/연예인 동료들도 비유명인들까지도 힘들어하는 걸 수없이 보아왔다"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오정연은 "대면해서는 절대 못할 말을 넷상에서는 마음껏 해댄다. 자신의 발자취에 책임을 지니는 행동은 인간의 기본 의무인데, 익명성은 그 기본을 망각하게 내버려 두는 위험한 장치다"라며 "아울러 본인의 자격지심을 악플을 쓰는 걸로 해소해버리거나 타인을 까내리는 일 자체에서 이상한 희열을 느끼는 비겁한 무리들이 다른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 더 빨리 갱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 악플은 배설 시에만 잠깐 그릇된 우월감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점점 배설자를 더 썩게 만드는 나쁜 방법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에 열거한 이유를 제하더라도, 댓글 조작·여론 선동 방지 등 인터넷 실명제가 실시돼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는 많다. 더 늦기 전에 꼭 도입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오정연은 "더불어 내가 최근 가장 많이 받은 가벼운 악플은 '관종'이다. 관종은 관심종자의 줄임말"이라며 "SNS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매체다. 수많은 이가 일상이나 정보를 공유하는데 이용한다. 나도 SNS에 게시물을 올리고는 하는데, 종종 기자들이 사진을 퍼 날라 기사를 쓴다. 내가 기사 써달라고 부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악플의 대상은 늘 사진 속 주인공이다"라고 씁쓸해했다.

그는 "따지고 보면 사람은 모두 '관종' 아닌가. 사회는 사람과 사람이 교류하여 형성되는 공동체다. 그런데 굳이 아이디/비밀번호를 치고 로그인해서 기사 클릭하고 '관종'이라고 악플 다는 심리는 뭘까? 도무지 모르겠다. '관종'은 정말 의미도, 재미도 없는 악플이다. 단, 그렇게 수고스럽게 댓글을 다는 것 자체가 더 관종스러운 행동인 것만은 확실하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악플인가"라고 말했다.

▼ 이하 오정연 글 전문.

2012년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 판정 근거는 '표현의 자유 제한'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다. 실명으로는 표현 못할 정도의 부끄러운 글을 굳이 공론의 장에 펼쳐야 하는가? 글쓴이를 위해서도, 보는 이들을 위해서도 지양하는 게 좋다.

⠀ '(무분별한)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그간 몇 명의 꽃다운 생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끝내 아스러져버렸나. 극단적인 선택까진 차마 못하더라도 억울한 고통에 시달리고 속으로 울부짖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다 헤아릴 수도 없다.

나도 그랬고, 수많은 아나운서/연예인 동료들도, 비유명인들까지도 힘들어하는 걸 수 없이 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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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이 각박해질수록 익명의 인터넷 세계는 더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워진다. 대면해서는 절대 못할 말을 넷상에서는 마음껏 해댄다.

자신의 발자취에 책임을 지니는 행동은 인간의 기본 의무인데, 익명성은 그 기본을 망각하게 내버려두는 위험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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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본인의 자격지심을 악플을 쓰는 걸로 해소해버리거나 타인을 까내리는 일 자체에서 이상한 희열을 느끼는 비겁한 무리들이 다른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 더 빨리 갱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

악플은 배설시에만 잠깐 그릇된 우월감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점점 배설자를 더 썩게 만드는 나쁜 방법이기 때문이다.

오늘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원하는 국민청원이 여러 건 올라왔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이유를 제하더라도, 댓글조작 여론선동 방지 등 인터넷 실명제가 실시돼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는 많다.

더 늦기 전에 꼭 도입되어야 한다.

더불어 내가 최근 가장 많이 받은 가벼운 악플은 '관종'이다. 관종은 관심종자의 줄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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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매체로 수많은 이들이 일상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데 이용한다. 나도 sns에 게시물을 올리곤 하는데 종종 기자들이 사진을 퍼날라 기사를 쓴다. 내가 기사써달라고 부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근데 악플의 대상은 늘 사진 속 주인공이다. '관종'은 기본, '관종년', '떡관종'은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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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사람은 모두 관종 아닌가-

사회는 사람과 사람이 교류하여 형성되는 공동체다.

아기 때부터 노년까지 누구나 관심을 바라고, 관심을 줄 수 있는 대상을 찾는다. 인간의 본성이 그렇다.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인간사의 모든 일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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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굳이 아디/비번 치고 로그인해서 기사 클릭하고 관종이라고 악플을 다는 심리는 뭘까? 뭐라도 까내리고 싶은데 건더기가 없어서? 아님 남들이 하는 유행어니까 그냥 따라서?

도무지 모르겠다.

'관종'은 정말 의미도, 재미도 없는 악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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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그렇게 수고스럽게 댓글을 다는 것 자체가 더 관종스러운 행동인 것만은 확실하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악플인가-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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