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호영·종규·오누아쿠 트리플포스트, 강력한 무기 예고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더 맞춰야지."

DB 메인 외국선수는 칼렙 그린이다. 유럽리그 경험이 많은 베테랑 포워드. 정확한 외곽슛을 앞세운 클러치능력에 패스센스가 수준급이다. KBL에 최적화된 외국선수. 많은 관계자가 올 시즌 DB는 그린을 위주로 돌아갈 것이라고 봤다.

뚜껑을 열어보니 '외인 2옵션' 치나누 오누아쿠의 기량이 괜찮다. 일라이저 토마스가 부상으로 퇴출되면서 급하게 데려왔다. 이상범 감독은 13일 LG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G리그에 있던 선수다. (영입)기회가 올 줄 몰랐다. 운이 좋았다"라고 했다.

'강백호 자유투'로 관심을 모았다. 기량도 나쁘지 않다. 공격기술은 투박하다. 대신 건실한 세로 수비와 블록슛 능력을 갖췄다. 슈팅 능력도 괜찮은 편이다. 3점슛도 가능하다. 신장 대비 트랜지션도 느리지 않다. 즉, DB는 오누아쿠를 통해 공수에서 확실한 옵션 하나를 추가했다.

DB는 시즌 초반 윤호영(197cm)-김종규(207cm)-오누아쿠(206cm)로 이어지는 트리플포스트가 승부처에도 가동된다. 오누아쿠의 기량이 떨어졌다면 생각할 수도 없는 옵션. 단순히 그린의 체력안배를 위한 활용이 아니다. 이 감독은 제법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리그 최약체로 전락한 LG는 말할 것도 없고, 자밀 워니와 풍부한 장신포워드를 앞세운 SK도 DB의 트리플포스트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했다. 단조로운 공격이 잦았다. 오누아쿠가 건실하게 골밑을 지키고, 수비 센스가 빼어난 윤호영이 내, 외곽을 오가며 상대 패스 흐름을 차단한다. 여기에 김종규가 적절히 가세한다.

공격에선 스페이스 활용이 괜찮다. SK와 LG전서 윤호영과 김종규의 2대2, 김종규와 오누아쿠의 하이&로 게임, 이들에게서 파생된 외곽 옵션이 끊임없이 나왔다. 세 사람 모두 내, 외곽을 누빌 수 있다. 활발한 스크린과 패스에 김태술의 조율과 어시스트가 가미됐다.

절대적인 수준에선 불완전하다. 이 감독은 "더 맞춰야 한다. 종규가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 (트리플포스트로 수비 성공 후) 속공이 나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종규을 살려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트랜지션에 능한 두경민이 시즌 후반 가세하면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그게 성공해야 승부처서 2점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종규가 아직 가드진과 완전히 맞지 않는다. 태술이 외에 가드들과도 더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종규 역시 "그게 되면 시너지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비의 경우 김종규의 세부적 움직임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 감독은 "SK와 할 때 종규가 자기 공격수에게 3점슛 연속 두 방을 맞았다. 호영이와 오누아쿠가 안에 있으니 밖으로 나가서 막아도 되는데 습관적으로 골밑에 도움을 가려고 했다"라고 지적했다.

김종규는 LG 시절 더블포스트 혹은 트리플포스트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자신도 빅맨이지만, 또 다른 빅맨들과의 세부적인 공수 연계플레이에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결국 다음 시즌은 돼야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호영의 체력 관리도 중요하다. 이 감독은 "호영이의 백업이 부족하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서 윤호영의 컨디션이 떨어지면 트리플포스트의 위력도 떨어진다. 김종규 역시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물론 이 감독은 주축선수들의 출전시간 관리를 철저히 한다.

시간이 흐르면 좀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부상으로 이탈한 허웅이 있다. 시즌 후반 두경민도 가세한다. 김민구, 김현호, 김태홍 등 롤 플레이어들의 적절한 활용으로 트리플포스트와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김종규의 적응도 시간문제다. 코트에선 윤호영, 코트 밖에선 김주성 코치가 있다. 더블포스트, 트리플포스트 경험이 풍부한 자들의 조력이 가미된다. 이 감독은 "김주성 코치에게 그런 부분을 많이 얘기해주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종규는 "호영이 형이 얘기를 많이 해준다. 그대로 맞춰가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어떤 식으로 움직이라고 지령을 받는다. 대표팀에 다녀와서 오누아쿠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맞춰볼 시간이 많지 않았다. 호영이 형에게 지적을 받는 게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김주성 코치의 격려도 있다. 김종규는 "흐름에 따라 '어떤 역할을 해줘라'는 식으로 얘기해준다. 그리고 연습한 걸 자신 있게 코트에서 하라고 한다. 실패해도 시도한 것 자체로 격려를 해준다"라고 털어놨다.

트리플포스트의 위력. 수정 및 보완을 거치면 위력이 배가될 게 확실하다. 올 시즌 DB의 히트상품으로 거듭날 예감이다.

[윤호영(위), 김종규(가운데), 오누아쿠(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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