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리포트: 비정상 전력, 후반을 지배한 하워드·허일영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과 현대모비스 모두 '비정상' 전력이었다. 이런 경기는 변수가 많다. 결국 에이스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의 강렬한 클러치 능력으로 승부가 갈렸다.

오리온은 마커스 랜드리가 10일 KT전서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며 시즌 아웃됐다. 포워드 농구의 토대로 삼은 랜드리의 시즌 아웃. 추일승 감독은 "난감하다. 일단 새 외국선수를 3명 정도로 압축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월드컵을 치르고 돌아온 이승현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게 추 감독 설명이다. 한호빈, 박재현, 최승욱 등 가드진의 줄부상까지. 개막 2연패에 빠지며 좋지 않은 흐름으로 출발했다.

현대모비스도 5일 전자랜드와의 공식개막전서 완패했다. 에이스 이대성이 아킬레스건, 무릎, 가래톳 등이 아프다. 종합병원 수준이다. 베테랑 포워드 오용준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 주전들의 노쇠화가 진행 중인 상황서 두 선수의 이탈은 치명타다. 유재학 감독은 "5명을 제외하면 2군"이라고 했다.

그래도 함지훈과 라건아라는 묵직한 골밑을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우세로 진행됐다. 기본적으로 양팀 모두 외곽슛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럴수록 확률 높은 골밑 공략은 의미 있었다. 양동근과 함지훈이 라건아와 시도하는 2대2를 오리온이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장재석이 라건아와 주로 매치업 됐다. 그러나 장재석은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공격에선 주춤하다 포스트를 공략하지 못했다.

여기에 김수찬이 조던 하워드를 제법 잘 봉쇄했다. 현대모비스 특유의 파이트스루에, 김수찬의 끈적한 마크가 더해지면서 하워드도 고전했다. 3점슛은 보너스. 김수찬의 전반 막판 공수활약이 현대모비스의 전반 우세로 이어졌다.

그러나 후반 들어 양상이 바뀌었다. 일단 오리온의 활동량이 늘어났다. 라건아에게 밀리던 리바운드를 점차 빼앗아왔다. 장재석은 2대2에 의해 라건아 앞에서 덩크슛을 터트렸고, 외곽에선 마스매치를 활용해 허일영의 연속 득점이 나왔다.

수비의 터프함도 돋보였다. 외곽에서 스위치로 양동근의 볼 배급을 막았고, 적극적인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가세로 라건아의 위력을 떨어뜨렸다. 그렇게 잡은 찬스를 수 차례 속공으로 연결, 승부를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하워드의 유려한 스탭과 돌파, 슈팅 능력이 돋보였다. 전반과 달리 봉인해제된 모습.

현대모비스는 리바운드 응집력이 떨어졌고, 실책도 쏟아졌다. 이지샷도 수 차례 놓쳤다. 수비에선 허일영 마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외곽에서의 미스매치를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추격의 기회를 계속 놓쳤다.

결국 오리온은 2분1초전 하워드의 플로터, 1분44초전 허일영의 자유투, 1분12초전 허일영의 돌파로 승부를 갈랐다. 후반 현대모비스를 압도한 활동량, 그에 따른 수비전의 승리였다. 현대모비스는 공수를 겸한 해결사 이대성의 공백을 절감했다.

[하워드(위), 오리온 선수들(아래).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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