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벼랑 끝 LG, 불펜 멘탈 회복이 절실하다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LG 불펜진이 2차전의 아픔을 털고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낼 수 있을까.

LG는 이번 가을 강력한 선발 야구를 펼치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케이시 켈리, 타일러 윌슨, 차우찬이 릴레이 호투로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 포스트시즌에선 퀄리티스타트만 해줘도 상당한 도움이 되지만 이들은 그 이상을 해냈다. LG의 지난 3경기 선발 평균자책점은 0.83(21⅔이닝 2실점)에 달한다. 준플레이오프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투수력이다.

그럼에도 키움에게 1~2차전을 연달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LG다. 선발의 역투와 달리 불펜진이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의 아픔을 겪었다. 1차전에선 선발 윌슨의 8이닝 무실점 이후 마무리 고우석이 9회말 박병호에게 초구 끝내기홈런을 맞았고, 2차전서도 차우찬의 7이닝 무실점 역투와 타선의 원활한 득점 속 8회초까지 4-1로 앞섰지만 8회말부터 불펜이 4점을 헌납하며 연장 끝 무릎을 꿇었다.

LG는 이제 9일 홈구장인 잠실구장에서 운명의 3차전을 치른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3위 키움에 도전하는 입장이지만 3년 만에 진출한 포스트시즌을 이렇게 끝내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류중일 LG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영웅 케이시 켈리를 필두로 총력전을 예고했다.

관건은 불펜 멘탈 회복이다. 특히 이번 가을 성장통을 제대로 겪고 있는 마무리 고우석의 자신감 회복이 시리즈의 명운을 가를 듯하다. 1차전 패전, 2차전 블론 세이브의 아픔을 씻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류 감독의 고우석을 향한 신뢰는 여전히 굳건하다. 2차전이 끝난 뒤 “믿고 써야 한다. 결과가 모두 안 좋았지만 젊은 투수다. 앞으로 10년 이상 LG의 마무리를 맡기 위해서 이런 과정을 겪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3차전 중용 계획을 밝혔다.

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직전 경기였던 2차전 불펜 붕괴 과정이 너무도 좋지 못했다. 김대현이 8회말 박병호에게 투런포를 헌납한 뒤 고우석이 9회 2사 3루서 서건창에게 동점타를 맞았고 10회에는 진해수가 뼈아픈 2루 견제 실책을 범했다. 모든 게 패배로 직결된 난조이기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켈리의 완투가 없는 한 또 다시 이들이 나와 뒷문을 지켜야 한다. 윌슨, 차우찬의 불펜 등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외국인타자 카를로스 페게로의 미출장선수 분류 여부, 2차전 105구 투구 등 걸림돌이 많다. 자신감 회복으로 승부를 반드시 4차전으로 이끌어야하는 LG 필승조다.

[고우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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