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G 차도 문제없다' 미라클 두산의 역대급 역전 우승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그야말로 ‘미라클 두산’이다. 누구도 생각지도 못한 정규시즌 우승을 해냈다.

두산은 1일 잠실 NC전에서 승리하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한화를 꺾고 먼저 시즌을 끝낸 SK와 동률(88승 1무 55패)이 됐지만 상대 전적(9승 7패) 우위로 우승에 도달했다. 한때 9경기까지 벌어졌던 승차를 뒤집고 2년 연속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두산은 전신 OB 시절을 포함 정규시즌 4번째(1995년, 2016년, 2018년)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두산은 지난 겨울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주전 포수 양의지를 잃었다. 어떻게 보면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전력이 계속 약화되는 흐름이었다. 2015년 장원준 영입이라는 플러스 요인도 있었지만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등 주축 타자들이 줄줄이 이탈했다. 그래도 그 동안은 화수분 야구를 앞세워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올해는 공인구 반발계수 감소가 더해지며 김 감독 부임 후 타선이 가장 무기력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초반 SK와 함께 견고한 2강 체제를 구축했다. 올해도 두 팀의 치열한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 경쟁이 예상됐다. 그러나 타선의 극심한 슬럼프를 비롯해 이용찬, 세스 후랭코프의 기록 감소 등으로 인해 6월부터 SK의 선두 독주를 지켜봐야 했다. 8월 15일 SK와의 승차가 시즌 최다인 9경까지 벌어졌고, 9월 중순에는 키움에게도 2위 자리를 내주며 자칫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두산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냉정히 말해 SK를 따라잡기 위해 어떤 특단의 조치를 취한 건 없다. 그냥 원래 두산의 모습을 되찾았을 뿐이다. 선발투수 5명이 모두 제 궤도에 올랐고, 타선의 기록 저하를 인정하고 빅볼이 아닌 스몰볼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주자가 자주 득점권으로 향하다보니 타선의 집중력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여기에 SK의 극심한 부진까지 맞물리며 점차 승차가 지워졌다.

9경기 차 뒤집기의 가장 큰 원동력은 SK 더블헤더 승리였다. 19일 인천에서 1차전 승리에 이어 2차전서 에이스 김광현을 만났지만 이영하의 완투승과 오재일의 투런포를 앞세워 SK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또한 이로 인해 상대 전적 9승 7패 우위를 점하며 SK와의 동률에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은 OB 시절이었던 1995년 6경기 차를 뒤집고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기억이 있다. 그러나 KBO리그를 통틀어 9경기를 뒤집은 사례는 없었다. 종전 최다 경기차 역전 우승은 2011년 삼성 라이온즈의 7경기였다. 그야말로 ‘미라클 두산’이다.

[두산 선수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