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데이터 야구' 삼성 허삼영 감독 파격선택의 의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특히 데이터 야구에 강점을 갖고 있다."

KBO리그 감독선임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일까. 삼성 라이온즈가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30일 계약이 만료된 김한수 감독의 후임으로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을 선임했다. 허 신임감독은 삼성과 3년간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9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김한수 전 감독이 3년간 삼성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지 못했다. 삼성이 일찌감치 새 사령탑을 선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라이온즈 레전드 출신 지도자들이 거론됐으나 삼성의 선택은 허 감독이다.

허 감독은 1991년 투수로 삼성에 입단, 5년간 1군에서 단 4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후 프런트로 변신, 1996년 훈련지원요원을 맡았다. 전력분석팀장, 운영팀장으로 삼성 선수들을 세밀하게 파악했고, 2020시즌부터 지휘봉을 잡는다.

삼성은 허 감독의 발탁 요인으로 "특히 데이터 야구에 강점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 KBO리그 감독 선임 트렌드는 확실히 바뀌었다. 이름값, 명성을 벗어나 실리 위주의 선임이 잇따른다. NC 이동욱 감독, 키움 장정석 감독 모두 선수 시절의 이름값이 아닌 프런트 혹은 코치 시절의 역량으로 사령탑에 오른 케이스다.

허 감독은 이 감독과 장 감독보다도 초라한 현역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현대야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데이터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감독으로 전격 발탁 됐다. 오랫동안 삼성 프런트로 일하며 삼성의 사정을 잘 아는 것 또한 사령탑 선임의 이유로 작용했다.

허 감독의 삼성 사령탑 선임으로 KBO리그 감독 선임은 더 이상 이름값, 선수 시절의 명성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허 감독과 장 감독이 소속팀에서 일정 수준의 성적을 내면서 데이터에 기반한 현대야구의 방향은 명확해졌다. 허 감독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허삼영 신임 감독.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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