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의 축제이야기42]하늘 같은 ‘밥’의 의미, 김제 지평선 축제에서 배우다

갈수록 새로워지는 김제 지평선 축제

대한민국 5대 글로벌 육성 축제인 김제지평선축제가 열흘로 늘어났다. 작년까지 닷새였던 축제 기간이 올해부터 두 배로 늘어나 더 많은 관람객들이 김제지평선 축제를 만끽할 수 있어 더 없이 반갑다. 9월 27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흘간 벽골제 일원에서 열리는 제21회 김제 지평선 축제의 슬로건은 <건강한 축제, 신나는 축제>, 단순하지만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이 주제 아래 펼쳐지는 프로그램은 무려 백여개나 된다. 김제지평선 축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역 농특산물을 연계한 6차산업 선도 프로그램과 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한 프로그램, 친환경 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다. 지금까지 김제 지평선 축제가 걸어 온 길을 볼 때 글로벌 축제의 위상에 맞는 콘텐츠와 농경문화 체험 행사가 주를 이뤘으리라고 충분히 짐작이 간다.

사실 지난 1999년 제1회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렸을 때 개인적으로 “과연 이축제 성공할 수 있을까?” 기우 아닌 기우를 좀 했었다. 김제가 벽골제 덕분에 쌀 농사 발상지로 불리기는 하지만 ‘쌀 농사’ 자체가 축제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쌀농사, 도작(稻作)에 담겨 있는 농경문화는 우리 생활 문화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어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제시(박준배 시장)는 이런 기우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점 지평선과 농경문화를 김제의 브랜드로 내세워 전통과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선보여 첫 회부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 민족의 DNA를 제대로 보여주면서 정신문화와 물질문화가 조화를 이루도록한 콘텐츠가 나이든 기성세대에게는 향수(鄕愁)를, 신세대에게는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주었다.

개인과 국가의 간절한 기원을 담은 소원무(所願舞)와 화려한 쌍용의 등장, 신명 나는 대북공연,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하늘과 땅 천지를 깨우는 역동적이고 활기찬 강강술래 등 한민족이 하나되는 대동한마당이 펼쳐짐으로써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무한한 기운을 받아 삶의 에너지를 채웠다. 이 힘은 21년 동안 한결같이 이어졌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매회 마다 새로움을 더했다.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대상 명품 브랜드 대상 수상

김제지평선축제가 해마다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대상 '기업상생 최우수상'을 받더니 올해는 ‘명품 브랜드 대상’을 품에 안았다. 본 칼럼에서 몇 번 언급했지만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대상은 매일경제가 고려대 빅데이터 융합사업단, KT, BC카드,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와 함께 만든 의미 있는 상이다. KT빅데이터를 기초자료로 분석한 뒤 정성평가를 곁들여 성장잠재력이 높은 축제 20곳을 선정해 상을 준다. 그 어느 상보다 객관성과 공평성이 담보된 상인지라 그야말로 영광이 아닐 수 없는데 김제시 지평선 축제가 ‘명품 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박준배 김제시장은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시도된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 대상에서 명품브랜드 대상을 받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9월27일 개막하는 21회 축제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평선축제 역시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관광객 수용 공간과 먹거리를 확충하여 글로벌축제 품격에 맞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번 21회 김제 지평선 축제는 그 어느 때보다 알찬 축제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6일까지 10일간, 벽골제 일원에서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110여개의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관광객에게 잊지 못할 낭만과 추억을 선사 할 예정인 김제 지평선 축제가 올 해는 야간 프로그램을 강화했다고 한다.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체류형 야간 프로그램 ‘야(夜)놀자’를 강화했다. 아름다운 지평선의 밤거리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달빛 미러볼을 올해도 설치 해 보름달을 연상케 할 계획이며, 불꽃 레이저 뉴 판타지 쇼는 단순 불꽃놀이를 넘어 환상 레이저 쇼로 선보일 예정이다. 쌍룡광장에서 가을밤 하늘을 수놓을 메머드급 대형 멀티미디어 불꽃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또 축제 마지막 날인 10월 5일은 야간 대표 프로그램인 '벽골제 쌍룡 횃불퍼레이드'가 펼쳐지는데 관광객과 시민을 비롯한 1330명의 횃불이 계획되어 있다. 박준배 김제시장은 언론을 통해 "야간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색다른 볼거리를 준비하였으니 김제지평선축제에 소중한 인연들과 오셔서 가을밤의 아름다운 경관을 많이 담아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는데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김제시의 노력

'김제 지평선축제'는 대한민국 빅데이터 축제대상 말고도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글로벌 육성축제 에 선정되었고, 관광객이 뽑은 축제만족도 1위 축제로 등극했다. 이렇게 놀라운 성적을 거둔 김제 지평선 축제가 이번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큰 토끼를 잡을 각오다.

우선 먼저 벽골제'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김제시 곳곳에서 축제를 열기로 한 것. 김제 향교와 김제 동헌 내아 일원에서 <지평선 청소년 가요제> <전국 실버 장기자랑 경연대회> <지평선 초‧중‧고 백일장 대회> <지평선 트로트 페스티벌> 등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이로써 벽골제에 한정됐던 관광객들 발걸음이 향교와 동헌 쪽으로 옮겨간다.

또, 매년 벽골제에서 진행된 방송사 공연을 시내권으로 옮겼다. 먼저 오는 28일 오후 7시 전주 MBC가 진행하는 개막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10월 2일 오후 KBS 국악한마당과 10월 5일 JTV 가을밤 추억의 7080 콘서트까지 화려한 공연이 펼쳐져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부여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성산공원 일원에서 '제4회 성산 빛 소통 문화 마당제(9월 27일)'가 10일간 펼쳐진다. '성산 빛 소통 문화 마당제'는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한 <빛의 거리> <미래로 거리> <그림자 포토존> 등이 마련되어 아름답고 눈부신 김제 거리를 마음껏 만끽 할 수 있다. 지역 축제를 계획할 때 외연 확장은 필연적이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시내권으로 유입하면 지역 경제가 크게 활성화 되기 때문이다. 사실 김제 지평선 축제라든지 광양 매화축제 등 지역 풍광을 콘텐츠로 하는 축제는 시내를 벗어난 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로의 연계가 어렵다. 그야말로 죽 쒀서 뭐 주는 격이 되기 쉽다. 그런데 이번에 김제시가 축제 일부분을 시내권과 향교 일원 등으로 분산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화브랜드 확산을 꾀하고 있어 참으로 반갑다.

지평선 축제에 꼭 더하고 싶은 ‘콘텐츠 알파’

김제 지평선 축제의 주요 콘텐츠는 벽골제 일원에서 펼쳐진다. 벽골제는 고대 농경문화를 이해 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지로 사적 제111호로 지정되어 있다. 사적지로 지정된 이후에 벽골제 일원을 고대농경문화 학습터로 조성해놨는데 농경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에 연중 관람객이 끊이지 않는다. 또 함께 조성된 우도 농악관도 지평선 축제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농경문화와 그 안에서 파생된 음악을 함께 만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하고 싶다. 플러스 알파는 바로 ‘대한민국 건설.

잘 알다시피 벽골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다. 삼국시대 때 만들어진 벽골제는 여러 번 개수되고 개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천적인 초기 축조기술은 오롯이 남아 있다. 고대 벽골제 복원 당시 밝혀졌는데 벽골제 뼈대는 적송(赤松)이라고 한다. 적송으로 뼈대를 짓고 그 둘레를 자갈로 다져놓은 다음 진흙으로 굳혀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식 공법과 비교 한다면 소나무가 철근 구실을 하고 자갈과 진흙은 콘크리트인 셈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나라에 수많은 종류의 나무가 있을 텐데 왜 하필 적송을 택했을까? 많은 학자들이 적송을 택한 이유로 송진을 들고 있다. 송진이 배어나오는 소나무는 최고 2천년이 지나도 썪지 않는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아무리 단단하게 지은 콘크리트 집이라도 그 내구 연한은 백년을 넘지 못한다. 철근이 산화하기 때문이다. 수천년 동안 물의 압력을 이겨낸 벽골제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선조들은 ’과학‘이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쓰지는 않았지만 벽골제 하나만 보더라도 건설 분야에 있어 탁월한 과학적인 기술을 발휘했다. 흔히들 서양 사람들은 과학적이고 한국 사람들은 서양인에 비해 비과학적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필자는 벽골제를 보면서 서양 과학과 우리 과학의 원점을 생각해 보았다. 서양과학은 자연 정복에서 출발했고, 우리 선조들은 과학의 원리를 자연순응에서 찾았다고 본다. 벽골제와 같은 둑이나 방파제를 보면 서양은 물을 가두거나 막은 벽(壁)을 설치했지만 우리 선조들은 물을 흡수하도록 했다. 옛날에 축조된 전통 방파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벽골제에는 자연과 정면으로 대결하지 않고 자연과 협력하는 선조의 건설 지혜가 담겨 있는데 지평선 축제의 한 콘텐츠로 삼는다면 김제 지평선 축제의 퀄리티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 본다. 이렇게 세상에 둘도 없는 좋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김제 지평선 축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많은 기대가 된다.

⋆필자 소개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 外 다수 역임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 外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2019관악강감찬축제 총감독

(現)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現)파주시 정책 자문위원 (문화경제분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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