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곁에 선 '닥터탐정'…박진희가 일군 권선징악 [MD픽]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죽음의 외주화를 멈춰라."

5일 밤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닥터탐정'(극본 송윤희 연출 박준우) 최종회에서는 TL그룹의 추악한 만행을 고발하고 여전히 산업재해 피해자 곁을 지키는 도중은(박진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도중은은 최민(류현경)의 도움으로 딸 서린(채유리)를 구하고, TL그룹 산업재해 은폐 배후인 모성국(최광일)의 만행을 낱낱이 고발했다. 그 결과, 모성국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고 최민은 그의 입을 영원히 막았다. 최태영(이기우)은 도중은에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넸꼬, TL그룹의 정상화를 약속했다.

UDC(미확진질환센터)의 산업 현장 보호는 계속 됐다. 자기 관리 소홀이라는 이유로 산재 처리가 어려워질 위기에 처한 김도남 사건을 파헤쳤고, 도중은의 날카로운 추리로 김도남은 산재 처리가 됐다.

공일순(박지영)은 산업안전보건국장이 됐고, 도중은은 UDC 소장이 됐다. 그리고 아들 하랑(곽동연)을 잃었지만, 하랑과 동일한 처지에 놓여있는 청년들을 위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그의 어머니 곁에 서서 마지막까지 "죽음의 외주화를 멈춰라"라는 메시지를 날렸다.

'닥터탐정'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사회고발 메디컬 수사극.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해왔던 박준우 PD와 산업의학전문의 출신 송윤희 작가가 의기투합해 카타르시스 가득한 색다른 사회고발극을 탄생시켰다.

사회 민낯을 드러내는 데 앞장 서왔던 박PD는 꼼꼼한 구성과 긴장감 넘치는 빠른 전개로 리얼함을 배가시켰다. 특히 스크린도어 사망 사건, 수은중독 사건,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 실제 사건들을 드라마의 모티브로 삼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낸 동시에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무엇보다 '닥터탐정'은 단순 사건 나열이 아닌, 은폐된 산업 재해를 밝혀내는 UDC(미확진질환센터)라는 가상의 센터를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당장의 대책 마련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추적하면서 사회의 책임을 상기시켰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3자가 아닌, '우리의', '나의' 이야기로 사건을 바라보도록 시각을 전환시켜 사회 속 희미해진 피해자들의 고통을 다시금 어루만졌다. 방송 말미마다 공개됐던 에필로그도 그 일환. 사회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명확히 했다.

박진희, 봉태규, 이기우, 박지영, 류현경, 박근형, 이영석, 최광일 등 배우들의 열연 역시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하도록 도왔다. 허민기를 연기한 봉태규는 코믹, 액션 등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장르의 맛을 살렸고 도중은 역의 박진희는 탁월한 강약조절로 냉철하고 강인하지만 뜨거운 모성애를 지니고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 소화해내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한편, '닥터탐정' 후속으로는 '시크릿 부티크'(극본 허선희 연출 박형기)가 방영된다. 김선아, 장미희, 김재영, 김태훈 등이 출연하는 '시크릿 부티크'는 권력, 복수, 생존을 향한 독한 레이디들의 파워 게임을 담은 치정 스릴러 드라마. 18일 밤 첫 방송.

[사진 = SBS 방송화면,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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