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연' 박하선 "불륜 미화? 가정적인 사람들이 책임감 느끼며 만들었다"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배우 박하선이 '오세연'의 불륜이라는 소재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종합편성채널 채널A 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극본 유소정 연출 김정민, 이하 '오세연')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세연'은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어른들의 성장 드라마로, 지난 24일 종영했다. 작품에서 박하선은 남편 진창국(정상훈)과 공허한 삶을 살고 있는 결혼 5년 차 주부 손지은으로 변신했다. 손지은은 윤정우(이상엽)와 금기된 사랑에 빠지면서 처절한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박하선은 손지은의 행복과 고통 등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깊고 풍부해진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박하선은 지난 2016년 드라마' 혼술남녀' 이후 약 3년 만에 컴백했다. 하지만 그는 공백이 무색할 정도의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촬영에 사활을 걸었다는 박하선은 "'혼술남녀' 때부터 일이 편해지고 재밌어졌다. 연애를 하고 2년 쉬고 잘 됐는데, 또 개인적인 일들로 3년을 쉬다가 나왔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왜 재기를 해야 하지' 싶기도 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 또 저희 소재 때문에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고 촬영에 임했던 각오를 전했다.

불륜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일각에서는 불륜을 미화한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그리고 불륜에 빠져드는 주인공 손지은을 연기한 박하선. 지은 역에 공감했냐는 질문에 "처음에 지은이가 처음 불륜을 혐오한다고 했는데, 저도 그런 타입이다. 촬영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저렇게 사랑할 거면 따뜻한 말 한마디면 되는데. 왜 저걸 모를까'라고 생각하며 너무 답답했다"고 답했다.

이어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로맨스를 찍으면 신나고 재밌다. 여자로서 제일 예쁜 장면이지 않나. 이 작품은 연애 시작 후 되게 답답했고, 불쌍하면 안 되는데 불쌍하면 안 될 짓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했다. '나 같으면 때려치울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소재가 다른 작품과 다르구나 싶었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초반에 우울하고 답답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갈수록 공감을 해주셔서 다행이었다. 소재가 민감한 부분이고, 욕도 많이 먹고 쉽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와 함께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세지 않게 하기 위해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눴다. 그리고 책임감을 가지면서 하나하나 풀어갔다. 저희는 다 가정적인 사람들만 모였다. 촬영하면서 죄책감을 느끼게 됐고 아파했다"며 "가정적인 사람들이 만든 불륜 드라마라서 저희는 나름 책임감을 느끼고 만들어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불륜이라는 주제에 대해 "저는 (작품을) 안 보는 분들도 걱정했고, 이런 부분을 작가님께 말씀드렸더니 '우리는 보는 사람들도 존중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보는 분들은 해피엔딩을 바라시고, 안 보는 분들은 종영을 기대하신다. 작가님에게 열린 결말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이들이 잘 될지, 헤어질지는 모르는 거다. 그래서 이해를 하고 받아들였다"며 "처음 작가님이 인간의 품격에 대해 다룬 드라마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나를 찾아가면서 혹독한 성장기라고 말씀하셨다. 지은이가 나로 돌아가서 끝나게 되는 드라마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하선이 배우 류수영과 결혼 후 복귀작으로 '오세연'을 선택한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다. 박하선은 작품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시놉시스를 한 줄 봤는데 감이 왔다. 제가 그때 본 드라마 모든 시놉시스 중 제일 재미있었다. 집에서 제가 오래 쉬다 보니 가족들이 저보고 네가 그렇게 젊고 예쁜지 다시 알았다더라. 평소에는 메이크업을 받으라고 할 정도로 화장도 잘 안 한다. 화장을 더 안 하고, 더 집에 있고 그런 모습의 지은을 보여드리면 어떨까 싶었다"고 밝혔다.

박하선은 불륜이라는 소재에 처음엔 공감하지 못했지만, '서서히 깊숙이 들어가다'라는 작품 슬로건처럼 빠져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에는 공감하지 못했지만, 하면서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었다. 드라마 '동이'가 끝나고 한 달간 우울증이 왔었다. 드라마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8개월간 몸담았던 작품이었는데, 너무 아파서 침대에서 굴러다녔다. 그때부터 정신을 차리고 캐릭터와 나를 분리를 시켰다. 그 캐릭터가 보고 싶어도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거야'라고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지은과 정우 둘이 어딘가에서 잘 살 거야'라고 빌면 안 되는 작품 같았고 죄스러웠다. (잘 살 거라고) 바라지는 않고 '정우는 소멸했다'고 생각했다"며 배역에 빠져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작품을 촬영하면서 출연진, 스태프들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박하선은 "어떤 장면이 있으면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게 다른 작품이었다. 서로 이야기를 안 하면 해결이 안 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유독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작품이었다. 지은이도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했던 것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만 하면 되는데 왜 그게 안 될까' 그런 생각도 많이 했다. 저 본인도 반성하게 됐다"며 "저는 자연소리가 좋아 평소 음악을 잘 안 듣는다. 그런데 이별 노래와 사랑 노래를 찾아서 듣게 되고, 술도 많이 당겨서 회식도 많이 했다. 유독 사랑 노래가 많이 떠오르는 작품이었고, 오랜만에 후유증을 느끼는 작품이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 키이스트 제공]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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