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2년 만에 신인왕 품나? 원태인 부진으로 정우영 '당선유력'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가 22년 만에 신인왕을 품에 안을 수 있을까.

일단 파란불은 켜졌다. 올해 KBO 리그 신인왕은 '2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바로 LG 정우영(20)과 삼성 원태인(19)의 각축전.

정우영은 어깨 염증으로 공백을 보이다 지난 20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이날 잠실 KIA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정우영은 최고 구속 148km까지 나온 빠른 볼을 앞세워 1이닝 무실점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올해 43경기에 나와 4승 4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LG의 셋업맨 역할을 하고 있는 정우영은 성적만 놓고 보면 신인왕으로 손색이 없지만 중간계투이다보니 이닝 소화 면에서는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돌고 있는 원태인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정우영은 53이닝을 던졌지만 원태인은 95이닝을 소화했다.

원태인은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가 꽤 있었지만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면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런데 최근 부진으로 인해 평균자책점이 급상승, 신인왕 레이스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8월 들어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8월 첫 등판인 3일 잠실 LG전에서 2⅓이닝 5피안타 7실점으로 부진하면서 2점대 평균자책점의 공든 탑도 무너지고 말았다.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었다. 9일 대구 롯데전에서도 5⅔이닝을 던졌지만 9피안타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끝내 22일 대구 두산전에서는 만루홈런을 맞는 등 2⅓이닝 10피안타 10실점으로 악몽의 하루를 보내면서 평균자책점이 4.83까지 치솟고 말았다.

아무리 원태인이 이닝 면에서는 앞서지만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은 탓에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갖고 있는 정우영에게 무게감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정우영은 "신인왕 욕심은 버렸다"라고 밝혔지만 류중일 LG 감독은 "정우영에게 신인왕 가능성은 있다. 지금부터 홀드를 많이 쌓으면 경쟁이 될 것이다. 정우영이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망했다. 두 선수 나란히 4승을 거두고 있는데 원태인은 그동안 투구 내용 면에서 경쟁력을 보였지만 가장 큰 무기 중 하나였던 평균자책점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점수를 까먹고 있다.

LG에게 있어 정우영의 신인왕 도전은 큰 의미를 지닌다. 1997년 이병규 이후 단 1명의 신인왕도 배출하지 못한 것이다. 22년 만의 도전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를 밟았던 2002년 이후 암흑기를 거치면서 육성 면에서도 좌절과 실패가 컸던 LG는 신인왕 배출과 거리가 멀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재 성적과 육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LG가 포스트시즌 진출과 정우영의 신인왕 수상으로 방점을 찍을 수 있을까.

[정우영(왼쪽)과 원태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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