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펜 대참사, 허무하게 날아간 양현종 14승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허공으로 아무 형체도 없이 허무하게 날아간 KIA 에이스의 승리다.

KIA 타이거즈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2차전에서 뼈아픈 5-5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기 초반 무서운 상승세와 함께 5강 경쟁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KIA는 최근 4연패 늪에 빠지며 가을로 가는 동력을 잃었다. 선발진이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했고, 야수들은 결정적 순간 실책이 범했다. 전날 LG전 패배로 5위 NC와의 승차가 8.5경기까지 벌어진 상황. 포스트시즌 희망이 사라졌지만 남은 29경기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선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올 시즌 언제나 그랬듯 또다시 에이스 양현종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리고 또 언제나 그랬듯 양현종은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회, 4회, 5회 선두타자를 모두 2루타로 출루시켰지만 위기관리능력 속 실점하지 않았고, 그 외 나머지 이닝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뽐냈다. 여기에 타선까지 5점을 지원, KIA의 승리가 유력해보였다.

양현종이 8회까지 89개를 던졌다. 투구수 상 9회에도 올라 완봉을 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박흥식 감독대행은 9회 양현종이 아닌 하준영을 올렸다. 5점의 넉넉한 리드 속 에이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올해 KIA의 최대 히트상품인 젊은 불펜에게 5점의 리드는 상당히 여유로워 보였다.

그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하준영이 선두타자 서건창을 볼넷 출루시킨 뒤 김하성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후 이정후의 야수선택으로 1사 1, 2루를 만들고 박준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준표는 첫 타자 박병호를 1루수 파울플라이 처리, 순항하는 듯 했지만 샌즈-박동원에게 연달아 추격의 적시타를 허용하고 고개를 숙였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KIA는 5-3으로 앞선 9회말 결국 마무리 문경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아웃카운트 하나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 그러나 대타 송성문을 맞아 2B2S에서 던진 슬라이더(131km)가 가운데로 몰리며 우월 동점 3점홈런으로 연결됐다. 8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에이스 양현종의 시즌 14번째 승리가 허무하게 날아간 순간이었다.

연장에 돌입해서도 KIA의 무기력함은 계속됐다. 10회초 1사 만루 찬스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고 11회초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박찬호가 1루서 포수의 견제에 주루사를 당했다. 12회 선두타자 최형우가 볼넷 출루했지만 번트를 연이어 실패한 오정환이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불펜 참사로 양현종의 승리와 팀 승리가 모두 날아간 KIA다.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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