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화났다” KT 배제성, 8실점 굴욕 씻은 복수전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KT 위즈가 5연승을 내달리며 5할 승률에 또 한 걸음 다가간 날.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 선수는 단연 배제성이었다. 키움에 당했던 굴욕적인 패배를 딛고 완벽한 복수전을 집필했다.

배제성은 지난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KT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5연승을 질주한 6위 KT는 5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 1경기를 유지했다.

배제성은 1~2회초 연달아 주자를 내보냈지만, 후속타만큼은 허용하지 않았다. 타선의 지원까지 받아 부담을 덜어낸 배제성은 3~4회초를 삼자범퇴로 장식하는 등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갔고, 불펜진이 3⅓이닝 무실점을 합작해 6승째를 챙겼다.

배제성은 이날 전까지 키움을 상대로 통산 6경기서 2패만 당했다. 특히 지난달 9일 키움전에서는 2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8실점(8자책) 난조를 보였다. 배제성이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라고 회상한 경기였다.

배제성은 20일 키움전에 대해 “키움을 상대로 안 좋은 경기가 많았다. 승패라는 결과보단 후회 없이 전력을 다해 던지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운이 따랐고, 수비 도움도 받았다. 타선도 많은 득점을 만들어줬다”라고 돌아봤다.

이강철 감독이 승부수를 띄운 장면도 있었다. 6회초 2사 3루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치고 있던 배제성은 박병호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2사 1, 3루. 위기 상황이긴 했지만, 배제성의 투구수는 83개였다. 배제성의 퀄리티스타트까지 아웃카운트는 단 1개.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주권을 구원 투입했고, 주권은 서건창의 1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불을 껐다.

배제성은 “사실 나도 교체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운드를 내려간 후 생각해보니 주말 등판을 내다봐야 했다. 키움이 1득점씩 추격하다 보면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었다. 실점이 안 나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교체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주말 경기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KT는 5연승을 질주, 올스타 휴식기 직후 슬럼프를 딛고 5위 쟁탈전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전적은 57승 58패 1무. 5할 승률까지 단 1승 남았다. “팀이 점점 강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구성원 모두 패배의식에서 벗어났다. 항상 ‘이길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갖고 싸운다”라는 게 배제성의 설명이다.

KT가 중위권에서 사투를 펼치는 사이, 라울 알칸타라(11승)와 윌리엄 쿠에바스(10승)는 각각 10승 고지를 밟았다. KT 구단 최초의 10승 듀오다.

다만, KT는 여전히 국내투수 가운데 10승을 달성한 사례가 없었다. KT가 28경기만 남겨두고 있어 배제성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는 얼마 남지 않았다. 쉽지 않은 기록이긴 하나 최근 배제성의 투구 내용, KT의 투타 조화를 감안하면 새로운 역사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배제성은 이에 대해 “승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잘 던져도 패전이 되고, 못 던져도 승을 따낼 수 있다. 승보단 많은 이닝을 던지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며 웃었다.

더불어 배제성은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나만의 루틴을 적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 때 푹 쉬어서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만약 내년에도 선발투수 역할을 맡게 된다면, 시즌 내내 체력 문제가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배제성.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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