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포수 잡는 스윙 끝? 개선 의지 보여준 2안타[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뒤늦게라도 개선 의지를 보여줬다. 그나마 다행이다.

키움 박동원은 최근 극심한 비난에 시달렸다. 팔로우 스로우 과정에서 뒷다리가 무너질 때 오른손을 자연스럽게 놓는데, 방망이가 상대 포수와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실제 KT 장성우는 머리에 피를 흘렸다. 최근에는 13일 잠실 LG전서 이성우가 피해를 입었다.

작년 성폭행 스캔들에 1일 잠실 LG전 삼진 후 욕설 논란과 쓰레기통을 걷어차며 정수기까지 쓰러뜨렸던 사건까지. 온갖 비난의 중심에 있었다. 당연히 변명의 여지가 없다. 박동원은 이성우에게 공식 사과했지만,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고의로 그렇게 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피해를 본 사람이 너무 많았다.

수 차례 비슷한 사례가 있었지만, 박동원은 수정에 인색했다. 물론 타자가 수년간 몸에 익은 자신만의 스윙 매커니즘을 바꾸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박동원 케이스는 좀 다르다. 억울한 피해자가 추가되기 전에 조치가 필요했다. 변화의 노력에 인색했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16일 고척 NC전서 조금 다른 모습이 포착됐다. 박동원이 평소보다 한 발 정도 앞으로 나가서 타격하는 모습이 중계방송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심지어 앞으로 나갔는데도 안타를 2개나 쳤다.

그동안 박동원이 스윙을 배터박스 맨 끝에 붙어서 한 건 그만큼 힘 있는 투수들의 공을 최대한 오랫동안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게 팔로우 스로우할 때 포수와 부딪히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드디어 달라진 모습이 보였다. 박동원은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1 동점이던 1회말 2사 1,3루서 맞이한 첫 타석. NC 좌완 구창모를 상대로 볼카운트 2B1S서 포크볼을 우선상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이건 한 발 앞으로 나간 효과라고 보긴 어려웠다. 일단 박동원의 스윙이 사실상 체크스윙이었다. 일명 '공이 날아와서 배트에 맞은' 케이스였다. 풀스윙이 아니었고, 툭 맞은 타구가 스핀이 걸려 1루수 키를 절묘하게 넘어 페어지역에 떨어졌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구창모의 초구 포크볼에 헛스윙했다. 평소보다 한 발 앞으로 나가서인지 특유의 폼이 나왔으나 NC 포수 양의지와의 접촉은 없었다. 그리고 5회말에는 박진우에게 134km 포심을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캡처한 맨 위의 사진이 당시 모습이다. 사이드암이라 한 발보다 약간 더 앞으로 나간 듯했다. 물론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본래 사이드암을 상대할 때 앞으로 한 발 정도 나갔다고 한다. 투구 궤적이 더 일찍 바뀌기 때문이다.

이후 7회말에는 우완 배재환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헛스윙은 없었지만, 역시 평소에 비해 한 발 정도 앞으로 나간 모습. 어쨌든 뒤늦게라도 개선 의지를 보여준 건 다행스럽다. 2안타를 쳤으니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중요한 건 지속성이다. 평소보다 한 발 정도 앞으로 나가는 이 자세를 선수생활이 끝날 때까지 보여줘야 한다. 더 이상 피해를 보는 포수가 없어야 한다. 그래야 KBO리그 구성원들에게, 팬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박동원의 5회말 타격모습(위), 박동원의 예전 타격 모습(아래) 사진 = SBS스포츠 캡쳐,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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