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아·윤세아·박소담의 '삼시세끼 산촌편'…男시리즈와 무엇이 다를까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으로, 여성 배우들로만 구성된 새 판이 완성됐다. 달라진 '삼시세끼'는 어떠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만날까.

8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케이블채널 tvN 신규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편' 제작발표회가 열려 나영석 PD, 양슬기 PD를 비롯해 배우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이 참석했다.

2년 만에 여덟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삼시세끼 산촌편'은 시리즈 최초로 여성 출연자들을 한데 모았다. 배우 이서진,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등 나영석 PD 예능에 다수 출연하며 익숙해진 남성 배우들 대신,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SKY 캐슬'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염정아, 윤세아와 영화 '기생충'의 히로인 박소담이 합류해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남성 배우들이 주를 이뤘던 나영석 PD에게는 파격적인 시도인 셈이다. 덕분에 성별만 바뀌었을 뿐인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이 조합은 염정아를 중심으로 완성됐다. 나영석 PD는 이서진, 유해진으로부터 염정아에 대한 이야기를 숱하게 들어왔고, 과거 예능 '1박 2일'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인연으로 맺어진 결과다.

나PD는 기존 출연자들과 여성 출연자들의 생활에서 차이점을 발견했냐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서진, 차승원 씨 등 남자 연예인과 일을 많이 했는데 큰 차이는 없다"라면서도 "다만 시청자 분들도 방송을 지켜보시면 아실 거다. 세 분이 유독 그러실 수도 있는데 또렷한 특징이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세 분은 일단, 쓸고 닦고를 정말 열심히 하신다. 또 음식을 안 버리신다. 남은 재료, 먹다 남은 밥 등을 계속 사용하느라 한 메뉴의 바운더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게 끝나야 다음 메뉴로 넘어가는데"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재료를 아까워하신다. 평소에 생활하시던 습관이 남으신 것 같다. 그런 부분이 남성 배우들과는 다른 캐릭터 특징이다"라고 짚었다.

또한 나PD는 "보통 각자 요리를 하고, 보조를 하고, 설거지를 하면서 역할이 자연스레 분담이 되지 않나. 하지만 여긴 세 명이 우르르 몰려다닌다. 모두 '다 같이 함께'다"라며 "두 번째 촬영부터는 역할 분담이 됐다. 염정아 씨가 메인 셰프를 하고 계신다. 요리 실력 순은 아니다. 윤세아 씨는 물의 요정, 박소담 씨는 불의 요정이다"라며 "이제 조금씩 틀이 잡히고 있다. 그래도 대부분은 세 분이서 같이 한다. 그런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가는 중이다"라고 말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나PD는 "일상생활에 사용할 물품을 각자 챙겨오는 게 아니라 담당 물품을 지정해서 공용으로 사용하더라. '너는 샴푸 가져오고 나는 다른 거 챙길게' 식이었다"라며 "이런 걸 처음 봐서 굉장히 놀랐다. 보통은 각자 가져오지 않냐"라며 신기해했다.

이를 듣던 염정아는 "각자 가져오면 겹치고 굉장히 많다. 짐을 최소화하도록 분담했다. 윤세아 씨가 샴푸, 저는 바디 제품을 챙겼다"라고 태연하게 설명했고 박소담은 "저는 선배님들이 다 챙겨주신다고, 몸만 오라고 하셨다. 굉장히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렇듯 염정아는 전작에서 보여준 도회적인 이미지를 완벽히 탈피, 소탈하고 흥 넘치는 맏언니, '열정아'가 됐다. 숨겨진 본능이 깨어난 그는 쉴 새 없이 춤을 추고, 누구보다 열정 가득한 면모를 뽐낼 예정이다. 요리는 못하지만 메인 쉐프로 발탁, 벌써부터 웃음을 자아낸다.

염정아는 "메인 셰프는 말도 안 된다. 역할은 그렇다. 저는 저 혼자 조리를 끝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옆에서 누가 읽어주든지 해야 한다. 그럼 저는 조리만 한다. 동생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음식 하나를 끝내기는 어려운 메인 셰프다"라며 “신기하게도 결과물은 또 좋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염정아의 절친, 윤세아는 든든한 조력자로 맹활약한다. A부터 Z까지 알뜰살뜰하게 챙기는 것은 물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긍정 에너지로 '삼시세끼' 하우스를 빛낼 전망이다. 그는 메인 셰프가 된 염정아를 언급하며 "시작은 굶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아름다운 만찬이었고 맛있었다"라고 말했고 박소담도 "정말 맛있다. 보시는 분들이 믿지 않으시면 어떡할까 싶을 정도였다. 매 끼 점점 더 맛있어진다"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촬영 마치고 집에 와 보니 살림살이가 소꿉놀이 같더라. 굉장히 가볍고 수월했다. 힘을 쏟아내고 나니 마음이 맑아졌다. 근육도 생겨서 생활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전하며 "제작진의 속을 잘 모르겠다. 심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물질적으로는 모르겠다. 카메라도 언니보다 앞서 가야 하지 않나. 동분서주에 난리가 났다. 그걸 풀로 찍은 게 있다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땀 흘려서 열심히 찍었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검은 사제들' 속 섬뜩한 얼굴, '기생충'의 한 서린 가짜 미소는 없다. 박소담은 두 언니의 곁을 지킬 살가운 막내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그는 아궁이 불 피우기부터 인터넷 검색 능력까지 갖추며 야무진 손끝으로 살림을 마스터한 산촌의 브레인을 담당한다.

할머니 집에서 지냈던 경험으로 정선이 낯설지 않다는 박소담은 "밤이 되어서 아침에 뭘 먹었는지 생각을 해봤는데, 기억이 안 나더라. 그만큼 힘차게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에 있지만, 이 곳에 있는 나를 방송으로 빨리 보고 싶었다. 내일 방송을 보면서 우리를 알아가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더니 "선배님들을 얻었고 자연이 주는 소중함에 대해서 더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불 피우는 기술도 얻었다"라며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선배님들을 제가 가장 먼저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제가 이제껏 작품에서 보여드릴 수 없었던 저희만의 모습들을 편하게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화려한 메이크업과 함께 주로 대중을 찾았던 스타들인 만큼, 민낯에 대한 질문도 등장했다. 염정아는 "산과 집, 메이크업은 어울리지 않는다. 일하기 편한 옷이 맞다. 굉장히 많이 움직이고 땀도 많이 난다. 첫 날은 메이크업을 하고 모였지만 저녁부터는"이라며 말끝을 흐려 폭소케 했다.

박소담은 "제가 보여드린 연기들은 무서운 부분도 있었다. 그러면서 제 민낯이 작품에서 공개가 많이 됐다. 오히려 풀메이크업을 하니까 '박소담 닮았다'라고 하시더라. 민낯으로 나오면 오히려 더 많이 알아보신다. 그래서 부담이 되거나 걱정되지는 않았다. 그저 어떻게 하면 더 편한 옷을 입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반면 윤세아는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지금이 제일 젊은 날인지 않나. 내녀이 되면 더 힘들 거 같아서 만족하고 있다. 거울 볼 때마다 깜짝 놀랐다. 보시는 분들이 피곤한 얼굴을 볼까봐 선크림과 BB크림을 재빠르게 발랐다"라고 전했다.

달라진 '삼시세끼'는 프로그램 포맷도 초심으로 돌아갔다. 초기 '삼시세끼'가 선보였던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를 실현, 제철 맞은 정선의 텃밭 작물만을 활용해 건강한 끼니를 만들어 먹을 계획이다. 9일 밤 9시 10분 첫 방송.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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