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떠나는 헤일리, '4월 ERA 0.84'는 신기루였나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저스틴 헤일리(28)가 결국 불명예 속에 삼성을 떠나게 됐다.

삼성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휴식기인 22일 헤일리를 방출시키기로 결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헤일리에 대해 “결별이 맞다”라고 전했다. 헤일리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5승 8패 평균 자책점 5.75의 부진을 보여 삼성을 떠나게 됐다. 퀄리티스타트도 6차례에 불과했다.

삼성은 2019시즌을 맞아 헤일리와 연봉 55만 달러, 인센티브 포함 총액 최대 90만 달러(약 1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서 통산 14경기 모두 구원투수로 소화했던 헤일리는 마이너리그에서는 주로 선발투수 역할을 맡았다. 마이너리그 통산 154경기(선발 141경기) 43승 54패 평균 자책점 3.42를 남겼다.

삼성이 주목한 헤일리의 진가는 헛스윙 유도능력이었다. 삼성은 최고구속 150km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지닌 헤일리를 두고 “포심패스트볼 기준 릴리스 높이(2.03m)와 익스텐션(2.06m)은 KBO리그에 적용될 경우 톱 레벨”이라는 자체평가를 내렸다.

시즌 개막 후 2경기서 2패 평균 자책점 6.30에 그쳤던 헤일리는 4월 들어 삼성의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4경기서 2차례나 10탈삼진 이상을 따내는 등 평균 자책점 0.84를 기록한 것. 이 기간 단 1승에 그쳤지만, 구위 자체는 삼성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이었다.

헤일리는 4월에 대단한 기세를 보여줬지만, 4월 마지막 등판이었던 4월 24일 SK 와이번스전에서는 불안한 기운이 감지됐다. 헤일리는 한 타자만 상대한 후 교체됐고, 이튿날 허리통증을 이유로 1군에서 말소됐다.

헤일리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헤일리의 몸 상태에 대해 “왼쪽 기립근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검진 결과는 이상무다.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후 1군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력에 지장을 줄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헤일리는 5월 5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치른 복귀전서 3이닝 8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7실점(7자책)에 그쳤다. 이때까진 복귀 후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 헤일리는 5월 1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⅓이닝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1자책)하는 등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 우려를 잠재우는 듯했다.

하지만 헤일리는 이후 한계를 드러냈다.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지 못하는 등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헤일리는 11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5볼넷 10탈삼진 1실점(1자책)하며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17일 키움전에서는 다시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김한수 감독은 헤일리의 전반기 경기력에 대해 “구속이 안 나왔고, 볼넷이나 안타를 맞기만 하면 고개를 숙였다. 자신감 없는 모습이었다. 우리들은 ‘잘하려는데 안 풀려 안타깝다’라고 볼 수 있지만, 외부에서는 그렇지 않으니까…”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결국 헤일리는 시즌 도중 방출되는 신세가 됐다. 헤일 리가 4월에 보여줬던 호투 행진은 반짝 활약 혹은 신기루에 불과했다.

[저스틴 헤일리.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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